花開洞天 / 也石 朴喜宣 (1923~1998 충남 강경 生)
마늘씨를 까는 손톱을 잊을 수 없다 마늘씨는 속껍질이 비늘
처럼 엷었다 마늘씨를 까다가 문득 조개껍질에서 걷히는 무지
개, 想像의 빛무리에 醉한다. 마늘씨를 까던 손톱,잣 열매의
야무진 껍질 속에서 튀어나온 그 알몸의 뜻 맺힌 事戀을 智異山
雙磎寺 國師菴 툇마루 끝에서 雀舌을 다리던 比丘尼의 손톱이라
느끼고, 느티나무아래 卷煙을 태워물고 있었다. 마늘씨를 다질
때, 딱다구리의 붉은 정수리보다 더 따가운 登山帽子의 遮陽에
가린 내 이맛전이 자국 나도록 삼삼하던 그 낮달은 淫慾의 피가
아니라 서러운 破戒 호소할 수 없어서, 지나던 나그네의 짙푸른
마음 눈썹 그늘 아래로 栢實 동동 茶 한 盞 우려서 받히던 그것
은 통쟁반 나이테와 같은 提示 -----.
귓구멍이 울리도록 잦아들다가 천 가름 만 갈래로 헤쳐져 돌
무더기 바위 틈새로 기어든 물살, 三更도 겨운 한밤이라야 기어
나오듯 소리치고 있는 三神山 雙磎寺 도량돌이의 첫 木鐸이 슬
펏다 . 따르르 따르르 끝까지 正直한 울림이기에 그러한 제 마음
다시없이 가여웠던 때문 슬펐다. 마늘씨의 자갯살, 마늘씨의 비
늘, 오늘은 코긑에서 빛을 잃고 다만 窓紙 바른 툇마루에 피워
둔 숯불 위에서 값싼 니켈 酒煎子 제 곱으로 지쳐서 턱을 받히
면서 울리고, 思慕만은 그지없어서 낡은 필름 스크린의 間幕마
다 내 蔭慾은 刀首를 들고 있었다.
* 朴喜宣 第三詩集 "此岸"(1975年 敎學社 發行 )에서
* 佛典古譯에는 五蘊의 蘊을 陰으로 記하고 있다
陰慾의 陰은 淫만이 아니라 五陰盛苦의 陰苦의 뜻이 포함된다
<마음속의 간음>도 구체적인 犯淫과 다름이 없다는 心意行으로서
단정하는 것이 陰苦의 개념이다
01. 바람의 길을 따라
02. 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03. 눈물꽃
04. 청도가는 길
05. 산 아래 소식
06. 정읍사(井邑詞)
07. 동행
08. 처음내리는 비
09. 밤을 흐르는 강
10. 낙엽이 날리어 바람이 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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