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바다의 집 / 마종기

sosoart 2013. 11. 2. 23:15



      바다의 집 1 바다의 눈물이 밤에도 보인다 한세월 떠돌다가 돌아온 후에 내가 들었던 가늘고 수줍은 한마디 해안의 모래가 더 부드럽고 따뜻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살 속을 헤맨다 오래된 언덕이 낮아지고 죄지은 손이 용서받는다 2 생각에 잠긴 늦은 아침나절 벗은 몸을 반쯤 가리고 누운 바다의 나신을 껴안고 싶다 화가 듀피의 아네모네같이 가볍게 돛단배보다 큰 나비가 바다보다 큰 꽃잎에 앉는다 나비의 무게로 출렁거리는 바다의 집 바다 비린내 몇 개 증발해서 장난감 같은 구름을 하늘에 남긴다 3 오늘은 여느 날보다 수평선이 더 굵어졌다 바다의 뒤뜰에서는 비가 내리는 모양이지 편안하던 물결이 해안에만 오면 왜 그리 움츠리고 껴안기만 하는지 바다도 기억력이 좋다는 파도의 작은 변명 낯선 풍경에서 낯익은 당신이 보인다 마종기 詩 --. Angel Illarramendi / Transcurre La Espera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매일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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