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최승자,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sosoart 2013. 11. 11. 19:50
 


 
 
 
 
 
 
 
 
 
 
 
 
 
 
  
최승자,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그러면 내 심장 속 새집의 열쇠를 빌려드릴게요.
 
내 몸을 맑은 시냇물 줄기로 휘감아 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당신 몸 속을 작은 조약돌로 굴러다닐게요.
 
내 텃밭에 심을 푸른 씨앗이 되어 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당신 창가로 기어올라 빨간 깨꽃으로
까꿍! 피어날게요.
 
엄하지만 다정한 내 아빠가 되어 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너그럽고 순한 당신의 엄마가 되어드릴게요.
 
오늘 밤 내게 단 한 번의 깊은 입맞춤을 주시겠어요?
그러면 내일 아침에 예쁜 아이를 낳아드릴게요.
 
그리고 어느 저녁 늦은 햇빛에 실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갈 때에,
저무는 산 그림자보다 기인 눈빛으로
잠시만 나를 바래다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뭇별들 사이에 그윽한 눈동자로 누워
밤마다 당신을 지켜봐드릴게요.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들풀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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