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것들
나 희 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 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 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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