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바닷가에서/ 오세영

sosoart 2014. 12. 22. 23:01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딘다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오세영 대학교수, 시인
출생   1942년 5월 2일 (만 72세), 전남 영광군
데뷔   1968년 현대문학 '잠깨는 추상' 등단
소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수상   * 2012 제5회 목월문학상

          * 2008 은관문화훈장

          * 2008 제4회 김삿갓문학상

 

출처::Daum 인물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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