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서시/ 이성복

sosoart 2015. 1. 5. 22:21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사이/ 김재진  (0) 2015.01.05
세월은/ 조병화  (0) 2015.01.05
풍경/ 오탁번  (0) 2015.01.04
바닷가에서/ 오세영  (0) 2014.12.22
갈대/ 신경림  (0) 2014.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