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 통신-1: 도예 카페의 문을 두드리며

sosoart 2007. 3. 23. 21:51
 

눈덮인 동락재 뒷뜰 한 구석의 조촐한 장독대 

 

 

<동락재통신-1> 2003. 2. 20

 

동글이님오랜만입니다.

 

허기진 저의 기억으로는 동글이님은 아직 아기도 없고 현재는 직장을 잠시 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석율이 아주 저조하군요.

 

그리고 저에게 메일친구 하자고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몸부림치면서 울며불며 매달리더니(남들이 들으면 거짓말인줄 알것네....?) 메일 한 번 보내지도 않는군요.

 

그간 건강히 잘 계셨습니까?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를 보고 느낀점은 아주 참담하기도하고 동글이님 의견과는 매우 동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대통령이 되는 노 모씨는 우리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 할지라도, 자기는 죽어도 북한 김정일이란 빨갱이 놈들을 돕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오랜 세월 살아오진 않아서 과문입니다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참 걱정입니다 그려.

 

저도 Y도예의 도예작업에 적극 참여를 하고 싶기는 하지만, 제가 설익은 땡감 같아서 나서보았자 오히려 역효과만 날 테고, 그리고 또 3월부터 목공예를 배우기 위해 이 나이에 학교에 다니기로 했거든요.

 

목공예와 도예, 두 마리의 토끼를 쫓으려다 우선 목공예에 우선 정식으로 입문하기로 결정을 하고, 여름 방학 때나 되어서야 도예 쪽에 슬며시 발이라도 한 짝을 들여 놓을까 합니다.

 

우리 Y도예에서 묵인을 해 주시려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목공예와 도예가 조화롭게 접목이 되면 보다 예사롭지 않은, 재미있는 그 무언가가 나올 것 같기도 하지요?

 

크게는 예술, 조금 더 들어오면 공예미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서로를 오가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느끼면서 그 작업에 심취하고 정진할 계획이거든요.

 

어제 오후 저녁 무렵부터 홍천 동락재에는 물기를 많이 머금은 눈이 소복이 내렸어요.

제법 한 10여 센티나 내린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런 끈끈한 눈은 좋은 경치를 만들어 내기에, 나뭇가지와 동락재의 솟대위에 봉곳이 쌓여있는 설화를 어두워지는 시간이지만 카메라에 담아 보았지요.

 

여기에 올릴 수만 있다면 몇 가지 찍은 그림을 올리고 싶지만, 아직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 눈은 올해의 마지막 눈이 될지도 몰라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학교에서 목공예디자인을 배우게 되니까, 주말에만 홍천의 동락재를 가야 하는데, 눈 오는 시간과 잘 맞기도 어려울 테고....

 

오늘 아침의 풍경이 더욱 시리도록 아름다웠는데,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서 더 담지를 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 겨울에는 참 눈이 많이 왔어요.

 

겹겹이 列兵하듯 늘어선 산의 옆 능선 아름다운 곡선들이 켜켜이 겹처져 동양화의 한 폭처럼 눈안개에 실루엣의 신비함을 품고, 어렴풋이 산골처녀의 부끄러워하는 젖가슴처럼 그 어여쁘고, 때로는 관능적인 곡선의 자태를 보여줄 때엔 떡거머리 총각 가슴 설레이듯 그 모습에 못내 시선과 넋을 풀고 시간의 고삐를 맥없이 놓고 있는 - 외롭지 않고 후회 없는- 짧지만, 많은 시간의 반복들을 즐기기도 했었지요.

 

, 오늘은 Y도예의 "새로운 문화소식"방을 통해 소식을 듣고, 인사동의 공예문화진흥원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서울에 있는 딸아이에게 얻어 와 달라고 하였지요.

 

, 그런데 그 자료를 얻으려는 분은 빨리 가보셔야 할겁니다. 거의 동이 났다고 하니까요.

 

오늘은 아침에 서울에 올라와서 몇 가지 볼 일을 좀 보고, 딸아이와 오후 6시경 만나서, 홍천의 동락재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늘은 모처럼 저희 가족 모두 함께 홍천의 명물 양짓말 숯불화로구이를 먹으러 갈까 합니다.

 

여기서 잠깐.........

 

홍천읍 진입로 초입 며느리고개를 넘어서 약 2Km 전방에는 서울 사람들에게 더 유명한 양짓말이라는 마을에 숯불화로구이 집들이 여럿 있습니다. 값도 싸고 맛이 있습니다. 카페의 식구들께서 혹시 홍천의 숯불화로구이 집을 가시려며는 양지말 화로구이" 간판이 붙은 집으로 가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저의 친구가 이곳 세무서장으로 있을 때 저녁식사 초대를 해서 가본 집인데, 그 친구 말이 그 집이 제일 맛이 좋고 깨끗하다고 해서 저도 그 집만 갑니다. 우거지국이 따라 나오는데 맛이 제법 시원해서 좋더군요.

 

그리고 홍천에서 약 10분쯤 춘천국도 쪽으로 가면 홍천온천이 있습니다.

홍천군에서 위탁경영하는 홍천스파라는 곳은 몇 년째 경영부실로 문을 닫아서 홍천온천원탕이라고 하는 개인 운영 온천장으로 가시면 됩니다.

온천 수질과 성분도 전국의 여타 온천에 비해 양호합니다. 가격도 4,000원이구요.

 

온천장 입구 약 3Km 전에 양평해장국집이 있는데 그 집의 버섯해장국도 맛이 제법 좋습니다.

 

또 홍천군 동면 덕치리에 있는 천년 고찰 수타사壽陀寺(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많이 들었다며 알은 척을 합니다만 수타면이라는 라면 이름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더군요)에 가시려면 동면 면사무소 건물에서 약 100미터 전방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수타사인데, 왼쪽 코너 돌아서자 마자 해룡갈비라는 음식점이 도로에서 약 10미터 안쪽에 있습니다.

 

주 메뉴로는 고기요리라 하지만, 그 집은 고기보다 두부전골이 아주 맛이 있습니다. 고기 맛은 어느 집이나 그 맛이 그 맛아니겠나 싶습니다.

두부전골 1인분에 4천 원 정도 하는데, 육수 맛이 은근하고 조금 깊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다른 것 말고 두부전골을 잡수시는게 후회가 없을 듯 합니다.

 

면사무소에서 저희 동락재까지는 약 5분 거리입니다.

동락재의 맞은 편엔 아담한 저수지가 자리 잡고 있지요.

 

, 샛길로 빠져서 잠시 지체를 했습니다. 다시금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모처럼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려면 아들 녀석은 동락재에서 홍천읍내로 나와야 하고, 저와 딸은 서울에서 춘천에 들려 집사람과 홍천으로 가야 하니, 두 팀 다 차를 운전해야 되므로 술을 못 마시게 되어 아이들과 대작을 못해 섭섭합니다.

 

딸아이가 아들 녀석보다 술을 마실 때는 이 아비와 배짱이 잘 맞아요. 물론 아들이 맏이 이긴 합니다만 아들은 엄마 성격을 많이 닮았습니다..

딸이 운전면허, 그것도 1종 면허가 땄습니다만 애비를 닮아서인지 아주 과감하게 운전을 하여 그 녀석에게는 아직은 운전대를 만지지 못하게 합니다.

 

저는 술을 많이는 마시지 않아도 참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동락재엔 쇠주, 안동소주류, 과일주, 솔잎주, 돌배나무 술, 가시오가피 술, 양주(데킬라도 있어요), 맥주, 게다가 누가 선물로 갖다 준 뱀술도 있는데, 뱀술은 아직 한 모금도 먹어보지 않았어요. 아예 집에 술창고를 만들어 놨습니다.

 

2년을 마셨는데도 아직도 적지 아니 쌓여 있어요.

 

제가 가진 건 그 숱한 시간과 술 밖에는 없어요. 한 가지 더 보탠다면 고적한 외로움과 쓸쓸함이고 아낌없이 남에게 줄 수 있는 건, 이 헤픈 마음 뿐이겠지요.

 

언젠가 우리 Y도예 식구들과 동락재의 별빛 와르르 쏟아져 넘치는 마당에 둘러앉아, 횡성 고래골에서 가져온 숯불에 돼지고기 지글지글 구어, 술과 님들의 정을 담아 마시는 날이 올 수 있겠지요?

 

대구의 참사와 같은 엉뚱하고 비극적인 일들이 이 나라에 또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현정권이 들어서면 또 어떨지.....? 걱정과 한숨만이 늘어가네요.

 

제발 잘 되어야 할텐데. 그리고 모두 행복하고 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우울한 하루를 또 보내며.....

 

동락재의 동산이 드립니다.

 

 

 

<댓글>

 

모나리자: 반갑습니다 저도 춘천에 사는데 좋은 곳이지요.  살수록 정이 드네요. 서울 생활 45년 접고 이곳에서 일년째랍니다 여기서 홍천은 20분 거리지요.  기회가 되면 동락재 구경 좀 시켜주세요 2003/05/22

 

밝은웃음!: 서울에서 목공예를 배우신다고요? 저도 관심이 많은데....어디 가면 배울 수 있는지 좀 알려주시겠어요? 2003/05/22

 

다정이아빠: 우리 아이들 세상을 바라보며 걱정해야 하거늘 ....내욕심이 많은 현실입니더....여러사람이 느끼는 기우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

어딜 가나 세상걱정은 하고 사나 봅니더.  ㅎㅎ...항상 건강하시길..... 2003/05/22

 

배비장: 함께 즐겁게 사는집(同樂齋)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내린천 가는길이라 경치도 아주 좋겠지요.  2003/05/22

 

ttorina: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마라.-푸시킨-   모두가 내 탓 이니라. 200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