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이곳 홍천의 산골에 와서 세워놓은 이 자리의 솟대는 썩어서 부러져 버려, 다시 또 만들었다.
이번에는 정통 목공예수업을 받았기에 나무를 깎고, 파서 짜맞춤 기법으로 만들고, 비바람에 낡지 않
도록 페인트 칠을 해서 세웠다. 그래도 몇 년이나 견딜지는 모를 일이다.
오늘은 제가 살아가는 전원, 아니 산촌의 생활이야기를 감히 공개적으로 올리는 만용을 부리면서, 또 저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살아 오셨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몸으로 진하게 직접 체험하신 선배님들께서 어리석지만 그래도 진솔하다는 의미 하나만을 높이 사셔서, 인내심을 가지고 재롱을 떠는 이 인생후배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 주신 대의를 삼가 겸허하게 늘 생각하며, 또 후배님들께는 제가 몸소 겪고 느껴온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앞으로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동락재 통신>을 주제넘게 올렸다는 변명을 너그러운 이해와 사랑으로 받아주시길 바라는 마음과, 또 평범에도 미치지 못하는 천박한 이야기에 불과한 저의 사는 모습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선배님과 후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마음으로 오늘의 장을 열고 싶습니다.
저의 글에 꼬리말을 달아주신 모든 분께 정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때론 말 같지도, 저 혼자 아집과 유아독존적인 못난 생각을 표현해도, 질타하시거나 꾸지람 하시지 않고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시고, 게다가 동감을 표해 주신데 대해 무어라 행복한 마음을 나타내기가 부족합니다.
그러나, 때론 반론과 반격과 가르침과 함께 동류의식으로 계속 내 형제처럼 어엿삐 혜량하여 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항상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욕심이라면, 꼬리말 보다는 저에게 메일로 좀더 구체적으로 서로의 말씀을 나누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박한 소망입니다.
산다는 것이 서로를 어우르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감싸주고 때로는 뼈아픈 채찍질도 해주시는 것이 정신적인 형제요 가족이 아닌가 생각을 하는데, 그러한 큰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것은 모두를 바쁘게, 또 숨겹게 살아가는 분주한 생존경쟁의 장(場)에서는 저만의 욕심이라고만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곳 서울의 날씨가 무척이나 후덥지근하고 더웠던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들이 오늘 날씨 같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더위를 무척 타고, 땀도 아주 많이 흘리는 좋지 않은 체질입니다.
사상체질에서 말하는 무슨 체질인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모른다고 해서 그렇게 큰 일은 아닐거라 짐작을 하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주 좋은 체질과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본인이 뼈저리게 알고 있는 일이지요.
죽기 전 날까지 그런 자기 스스로의 평가에서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갈고, 닦고는 있습니다만 얼마만큼 도달 하려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죽는 날까지 배우면서, 스스로를 닦으면서, 스스로를 채찍하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때는 싫기도 하고, 왜 스스로 멍에를 지며 살아가려고 하나? 깊은 회의도 느낍니다. 그러나, 제가 잘 나거나 착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못난 罪, 전생의 업보로 알며 부처가 되기를 노력합니다. 물론 저는 佛子는 아닙니다만, 제 스스로 죄가 많다고 생각하는 자, 그 자가 곧 불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릇 종교라는 것은 제 자신의 修身齊家, 인생의 완성을 위한 노력의 한 수단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우리 카페의 가족들처럼 언젠가 나는 전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이, 곧 부처가 내 마음에 계시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무욕과 자비, 그리고 베풀음 이것이 우리네 인생이 가질 수 있도록 죽는 날까지 애를 써야 하는 덕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제넘은 말씀은 이제 여기서 접기로 하고......
하루하루가 간다는 것이 너무 빠르다 생각하는 지금이 서글픈 시절입니다.
<시간에 쫒기고 있는 게 아닌가베>라는 시를 올려 놓습니다.
시간에 쫒기고 있는 게 아닌가베
시간에 쫒기고 있다네
시간에 쫒기고 있소
꽃이 만발해도
하늘이 활짝 풀려도
빛이 온 세상에 눈부셔도
마음 풀어 놓을 사이 없이
마음 쉬엄 쉬엄 할 사이 없이
마음 나눌 사이 없이
사람에 쫒기고 있소
사람에 쫒기고 있다네
사람에 쫒기고 있는 게 아닌가베
오, 세월이여
떠나는 구름이여
바람이여
사는 거 없이 살고 있소
사는 거 없이 살고 있다네
사는 거 없이 살고 있는 게 아닌가베
허허
오늘의 章을 접으며, 문득 우리의 인연이란 무엇일까? 하는 숙제를 안고 잠자리에 들려 합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서로 알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는 인연이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서운해 지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이 되려니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것도
어쩔 수 없는 한 운명이라 여겨 지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슬퍼지려니
이거 어쩔 수 없는 아픔이 되려니
우리가 어쩌다가 사랑하게 되어
서로 더욱 못견디게 그리워지면, 그것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숙명으로 여겨지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뜨거운 눈물이려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흐느낌이 되려니
아,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게 될수록
이별이 그만큼 더욱더 애절하게 되려니
그리워지면 그리워질수록, 그만큼
이별이 더욱 더 참혹하게 되려니
<댓글>
참나리: 동락재가,, 지리산에 있는거를 말씀하시나?? ^ㅡ ^a 2003/07/09
벽계수: 요즘 젊은 아이들, 물론 30-40대도 저희 보다는 젊은 층이겠지요. 저 역시 전주조하면 그래도 40대이후의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질 줄 알았는데 위의 사람처럼 젊은이들도 있군요.
한가지 부탁은 부모님 연배되는 분들께, 소위 코드가 안맞는 말장난들,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들은 하지 말기를 부탁합니다. 말이 곧 2003/07/13
벽계수: 자기를 표현하는데 아무리 Cyber공간이지만, 연세가 드신 분 들에겐 정중하게 예를 올림이 어떨지? 나의 판단으로는 "말씀하시나?" 하는 표현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하는 표현인데, 그런 표현은 자기 부모에게 했을때 반응이 어떤가를 생각하는 젊은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오. 2003/07/13
벽계수: 동락재님! 죄송합니다. 괜스리 요즈음 젊은 이들의 말버릇에 흥분하다보니 저 스스로 결례를 했습니다.여름 방학의 여행처는 정하셨는지요? 휴가기간을 알려주시면 저도 동락재님과 함께 시간과 공간과 우리의 삶의 내음이 있는 여행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연락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200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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