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 통신-67: 전문 농사꾼도 아닌데.....

sosoart 2007. 4. 6. 22:56
 

<동락재 통신-67: 전문 농사꾼도 아닌데.....>

 

마당에 핀 철축꽃이 화사하다


 

요즈음은 무척 바쁘다.

조그마한 밭뙈기 몇 평에 이것저것, 욕심은 많아서 아내가 심자고 하는 야채는 작년과 거의 비슷하게 다 심으려 하니,

밭을 일구고  비닐도 씌워야 하고,

모종을 사와서, 물주고, 심고

고추, 옥수수, 고구마, 상추, 오이, 도마도, 취나물이며 이것저것

모두 조금씩이나마 골고루 심어서, 먹자고 하려니....


나 역시 야채를 심어서 직접 가꾸어 먹는 재미가 좋고,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정성을 들이는 만큼

보답을 하는 그 자연의 고마움이 참으로 귀하며,


무공해의 야채를 정성으로 가꾸어, 서로 나누어 먹는 재미 또한

여간 뿌듯한 것이 아니어서,


다른 넉넉한 것은 없어도, 나누어 먹는 그러한 마음의 여유는 있으니,


이 또한 여간만한 백수들은 누리지 못하는 참 즐거움이 아닌가 싶어서,

비록 많은 시간을 뺏겨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뒤로 미루는 한이 있어도,


농사일은 때가 있는지라, 아내에게 아무런 불평 못하고 농사일을 도와,

이제는 심는 일은 거의 끝났으니, 일단은 급한 불은 껐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나의 본업인 목공예의 일을 이제는 아주 남의 일처럼,

닭이 개 보듯 하니, 이 어찌 마음이 편할 리 있겠는가?


게다가, 올해 5월부터 요즈음 인근 부대의 야전수송교육단의 교육병들의 5주(?)간의 교육기간 중, 면회와, 외출과 외박이 허용되어, 작년 가을 이후 밖에 <들꽃 민박>이라는 간판을 붙여 놓은지라, 면회객들의 민박요구가 많아, 민박의 준비도 하랴,


기왕에 유럽의 퇴직한 펜션운영자들처럼 길손과 민박객들과 가족과 같은 정을 나누고, 일면식도 없는, 전국 각지에서 자식의 면회를 오는 부모들과 인연을 나누는 즐거움도 느끼기 위해........

민박객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 즉 침대, 옷과 이불장, 소형 냉장고 등 집기들을 갖추고,

또한 주변에 마땅한 깔끔하고 정갈하며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이 없으므로,

아내의 알뜰한 솜씨로 최소한 내 집에 찾아오는 민박객들께는 맛있고 가족의 정성이 들어간 것과 같은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라든지,


민박을 전문적으로  해보지 않은 사람들로서, 사람들을 맞는다는 두려움과 설레임 또한 같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늙어서, 자식에게 손을 내밀지 않기 위해,

두 늙은이의 일용할 양식을 스스로 해결하고, 사람과 사람들의 만남의 은근하고, 조용한 기쁨의 맛을 보기 위해서, 또한 뜻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과정으로 민박을 시작하기로 아내와 결정을 하였고,


아내는 당분간은 주말마다 이곳 홍천의 들꽃민박으로 내려와 일을 하고 다시 주초에 올라가는 일을 되풀이 하며,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비록, 모두 좋은 사람들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름답고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모두가 나의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부처의 마음을 나누기로 하고, 사소한 집기의 직접 제작과  더불어,

   

밖의 테라스에 데크를 직접 시공하기로 하고, 적당한 방부목을 구입, 시공키로 계획을 하였다.


그래서 5월은 매우 바쁘다.

그야말로 몸이 둘이라도 부족할 지경인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사용하던 부분 틀니가 부러져 나가고, 보철을 한 치아마저 망가져, 지난주에 서울에 다니던 치과에 가서,

치료와 더불어 새로 갈아 끼우기 위한 작업을 하였고, 월요일엔 새로 만든 틀니와 보철을 착용해 보기로 했다,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므로, 이에 꼭 맟주기 위해서는

또 몇 차례 서울을 왕래하여야 하니, 여간 바쁜 것이 아니다.


또한 숲 해설가의 일은 주말마다, 적어도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어김없이 하여야 하니,

전통기법으로 만드는 작품성 가구는 아니지만, 민박에 사용할 가구를 직접 만들고, 데크도 설치하여야 하고 너무 바쁘다.


그래도 백수 주제에 이렇게라도 바쁘지 않으면, 머리에 곰팡이가 생겨서 일찍이 밥숟가락을 놓을 지도 모를 일 아니겠는가?


걱정은 또 새로운 일의 하나인 인근의 부대에 자원봉사가 결정되면, 정말 “숨을 들이마시고, 뱉을 시간도 없을 참”이다.


그러나,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아직, 내 나이 청춘인데, 무얼 못하겠는가?


그래서, 요즈음은 블로그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어서, 너무 방치하면 나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손님들께 많은 실례가 되니, 잠시 사진이라도 올려놓고, 사진 설명은 나중에 붙일 생각이다.


나의 블로그를 방문 하시는 모든 분들께 삼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며, 잠시 소홀한 블로그에 놀러 오셨더라도 흔적이라도 남겨 주시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솔직히 반갑지 않은 방문객도 있습니다.

음란물을 배포하는 인사들 같은데, 제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니, 나의 블로그 방문을 자제하여 주기 바라며, 차단방법을 문의하여 차단을 할 예정임을 알립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동락재 통신과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김명인의 시 <너와집 한 채>로 안녕을 고합니다.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저 비탈마다 온통 단풍 불 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겟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 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 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 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넣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 저버리지 모쇼한

세월마저 허물어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잇는 저기 너와집,

토방 밖에는 황토흙빛 강아지 한 마리 키우겠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아주 잊었던 연모 머리 위의 별처럼 띄워놓고


그 물색으로 마음은 비포장도로처럼 덜컹거리겠네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

매봉산 넘어 원당 지나서 두천

따라오는 등위의 오솔길도 아주 지우겠네

마침내 돌아서지 않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