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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68: 김용택의 <푸른나무. 1>을 펼쳐보면서

sosoart 2007. 4. 6. 22:59

동락재 통신-68: 김용택의 <푸른나무. 1>을 펼쳐보면서               06. 5. 26

 

 

동락재의 작은 방을 작품 전시실로 꾸밀려고 한다.

그런데 방이 적어 전시용 선반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 방에 대충 작품을 거의 다 모아 놓으려 한다. 

 

 

 

 

 

동락재에 바로 옆에 붙어있는 작업실 동산방의 벽에 그려넣은 벽화

 

 

서재에 있던 책과 책장은 다시 서울의 집으로 다 옮겨 놓고, 목공예 작업에 참고할 각종 목공예 서적, 미술서적과  작업관련자료와 도록과 미술잡지,  또한 조병화 시인의 시집들과 내가 즐겨읽는 몇 가지 고전들을 침실에 옮겨 놓았다.

작업실 동산방에 놓아두면, 수시로 필요할 때 마다, 건물이 달라서 가지러 가기 귀찮아서 아예 침실에 가져다 놓으니, 편리하고 좋다.

이 침대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물론 침대 매트는 구입을 한 것이지만.   書架 역시 원목으로 만든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 본다.

치아를 새로 바꾸고, 틀니도 새로 바꾸느라, 또 위와 장의 정밀검사를 위하여 서울의 병원에 들락거리는 날이 많아서, 좀처럼 컴퓨터에 앉을 시간이 없었다.


그간 여러 친구들과의 술약속도 지키지 못해 지난 주 쯤에는, 기왕에 서울에 올라왔으니 미루었던 모임 2-3개를 한꺼번에 연속하여 치루려 했지만 정밀건강검진 일자가 일찍 잡혀지는 바람에 이런 저런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병원에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의치도 부러지고, 손을 본 김에 다 보려고 작정을 하니, 여간만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었다.


전 직장과 관련되어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싼 맛에 치아의 치료를 맡기기는 하였지만, 의사의 기술에 대한 평판이 대체적으로 좋지가 않기에, 만족할 만한 치료와 새로 갈아 끼우는 치아에 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아서 내심 매우 불안하기는 하였지만, 세상에 “사”자 들어가는 인사들은 “허가맡은 도둑놈”들이란 말이 맞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치과의사라는 인사가  아는 처지에도 불구하고,  이 백수에게 자꾸 비싼 임프란트로 하기를 강권하니,   도대체 치과의사는 의사도 아닌가? 이 인사는 환자가 곧 돈으로만 인식이 되는가 보다.

거절하고, 그냥 틀니와 금니로 해달라고 하니, 그 친구의 반응이 유쾌하지 않다.

그렇게 돈을 더 벌어 얼마나 잘 살려고 하는지? 그런 자들의  뇌의 구조가 궁금하다.


어쨋거나, 치아의 수리공사는 일단락이 되었지만, 아직도 틀니는 매우 불편하다.

조정을 위하여 몇 행보를 더 해야 할 터이니, 의사도 잘 만나야 편한데....


위와 장의 수면 내시경검사를 하는데도, 뭬 그리 수속이 복잡한지.....


금식에 검사를 위한 사전 약물 복용이 매우 고통 스럽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이 아니고 오후 4시경 검사시간이 잡혀 있어서, 긴 시간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는 고통도 적지 않았다.


검사가 끝나고도 다음 날까지 식사를 금지시키니,  정말 이 검사는 다시금  하고 싶지 않다.

아내와 같이 검사를 하긴 했지만, 둘이 맹세(?)를 했다.

아프면 그냥 죽지, 다시는 이런 검사 하지 말자고.........


人命은 在天인데, 그렇게 악다구니 쓰며 산다고 장수할 것이며, 잘 살(good living) 수 있을 것인가?


결과를 보러 다음 주에 또 병원엘 가야하는데, 세상에서 출입을 안 하면 좋은 곳은 병원과 경찰서와 감옥소 아니겠는가?


이제 6월이 되면 모든 시간들이 정상으로 돌아와, 다시금 나무의 작업에 몰두할 수 있고, 틈틈이 글도 쓰며, 오래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진즉부터 써 두었던 잡필을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할 생각이다.

5월 달은 이렇게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다.


백수 주제에 왜 이렇게 바쁜지?

요즈음은 정말 몸이 피곤하다.  체력이 강인해서 좀처럼  피곤을 느끼지 않는 건강 체질인데, 요즈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일이 많아 피곤함을 느낀다.


늙어 갈수록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계속해야 하는데, 지난날의 건강함만을 믿고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으니, 아무리 많이 건강을 비축해 놓았다 하더라도 다 고갈이 되었으리라.


이제는 다시금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죽는 날까지 남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더구나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내외의 건강은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내일부터는 밭작물에 약도 좀 치고, 생활가구 몇 점을 만들기 시작할 셈이다.

아무리 집에서 쓸 가구라 할지라도, 명색이 목공예가가 만드는 것인데, 남들이 그것을 보고 알게 모르게 나의 작품이라고 평가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집에서 대충 대충 사용할 가구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누가 “자기가 쓸 것이라서 대충대충 만들었나 보다”라고 생각을 해 주겠는가?

솜씨가 그 정도 밖에 안 된다고 생각을 할 터이니, 아무리 하잘 것 없는 물건이라도 아무렇게나 대충 만들 수가 없어, 신경이 쓰이게 된다.

서랍장과 거실장 겸 오디오 받침대의 설계도면을 그리고, 필요한 나무를 재단하여 우선 시작을 해야겠다.


올 봄에 목조각 여인상과 목어의 작업을 하려고 구상해 놓은 몇 가지 작품은 아직 착수도 못하고 우선 급한 것부터 작업을 시작할 셈이다.


장마가 오기 전에 목가구는 완성을 보아야 하니 더욱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다.


김용택의 <푸른나무. 1>을 펼쳐보면서, 그리움이란 무엇이었던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막 잎 피어나는

푸른 나무 아래 지나면

왜 이렇게 그대가 보고 싶고

그리운지

작은 실가지에 바람이라도 불면

왜 이렇게 나는

그대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지

생각에서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고

암만 그대 떠올려도

목이 마르는

이 푸르러지는 나무 아래.

양수리 양수대교에서 바라 본 남한강쪽 물줄기

 

 


菜根譚 前集의 이 말씀으로 마음을 다시금 정리하며 내일을 맞으려 한다.


念頭昏散處는 要知提醒하며

念頭喫緊時는 要知放下니라

不然이면 恐去昏昏之病이라도

又來撞當之擾矣니라 

 

<마음이 어둡고 산란할 때에는 마음을 가다듬어서 정신을 차릴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극도로 긴장되어 굳어 졌을 때에는 풀어 버려서 밝게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어두운 병을 고칠지라도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괴로움이 올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