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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70: 수타사의 보물 '영산회상도' 유감

sosoart 2007. 4. 6. 23:05

 

새로 단장한 벤취

 

동락재 처마 밑의 풍경

 

미시령터널을 지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폐허가 된 낙산사의 불상이 저 멀리 보인다.

 

화재와 전쟁은 같은 것일까?

 

남설악 줄기의  필례약수

 

동락재의 넝쿨장미


 

 

<동락재 통신-70: 수타사의 보물 '영산회상도' 유감>      (06. 6. 20)


강원도 홍천에는 수타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홍천군 관광안내 팜프렛에는 다음과 같이 수타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신라 성덕왕 7년 (708년)에 세워 일월사로 불렸다고 전한다.

조선 선조 2년 (1569년) 공잠대사가 현 위치로 옮겨 지으면서 수타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지금 있는 절은 고종 15년(1878년)크게 고친 것으로 대부분의 건물을 이때 고쳐 지었다 한다.“



수타사엔 몇 가지 문화재가 있습니다.

우선 수타사의 대적광전은 수타사의 중심법당으로 앞면과 옆면이 3칸 규모로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 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라 합니다.


두 번째는 월인석보로서,

훈민정음 창제이후 제일 먼저 나온 불경언해서이며, 당시의 글자나 말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국어연구나  사료 상 매우 귀중한 문헌입니다.

원본이 완전히 전하지 않아 당초 몇 권으로 되어 있었는지 명확하지는 못하나, 30권 이내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존하는 것 중 17, 18권이 수타사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수타사의 동종인데,

사인비구는 18세기의 뛰어난 승려이자 장인으로, 전통적인 신라 鐘의 제조기법에 독창성을 가미한 종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그의 작품 8구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며 전해지고 있다 합니다.

수타사의 동종은 사인비구가 만든 종 가운데 문경 김룡사 동종(보물 제11-2호)과 함께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를 독특하게 표현하며 완숙미와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저의 아내의 친구 내외분들이 동락재를 방문하여 정담을 나누며 산촌의 밤을 보냈고,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과, 별이 흐르는 은하수의 강물에서 튀어나온 별똥의 궤적을 쫓아,

비록 산촌에서 빈한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의 同樂齋라는 居所에서

강원도 산촌의 정취에 흠뻑 젖어, 산골의 공기와 맑음에 심취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내의 벗들과 더불어,  다음날 아침 인근의 수타사 관광에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수타사를 들어서는 문을 지나, 소롯한 오솔길, 그리고 수타사 계곡의 수려한 풍광에 심취되며, 대웅전과 대적광전, 동종, 그리고 경내의 송림을 바라보며 향내음 그윽한 분위기에 경건함을 잃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성보박물관”앞의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몇 가지 문화재를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화재를 해설한다는 자원봉사자의 자질은 차치하고서라도,  수타사 경내에 2002년에 건축되었다는 “성보박물관”내에 전시된 문화재 월인석보와 더불어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영산회상도와 괘불 아랫부분이 접힌 채 전시되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와  일행은 이러한 문화재의 보관, 전시상태를 보고 아연하여 실색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일개 강원도 산촌의 한 절이라 하지만, 문화재를 다루는 사람들의 양식과 관계공무원들의 무지에 실망이라기보다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아무리 일개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라 하지만, 우리네 조상들의 얼과 문화가 담겨져 있는 소중한 보물이라 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를 전시한다고 집을 지었는데, 어느 시러배 자식인 줄은 모르겠으나. 괘불이 아무리 크다 한들 그 높이에 맞추어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이지, 그 괘불이 길다하여 아랫단을 접어 전시를 해 놓은 이런 작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참으로 이 나라의 지방공무원들과 문화재 관계자들의 무식에 차마 말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그 꼴이 아직도 그냥 계속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방자치라는 것이 개만도 못한 양식을 가진 자들의 산물이라 하지만, 건물신축비가 이렇게 집행이 되고도, 감독하는 자나 집행하는 자가 모두 모르쇠하고 있는 이 나라의 장래가 한숨하기만 할 뿐입니다.


특히 홍천 수타사 괘불은 비로자나불이 석가모니불과 노사나불 중앙에 있는 국내 유일의 종이그림이여서 별도 박물관을 신축해 전시할 정도의 국보급 이상의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데도 문화재 신청은 하지 않고 허술하게 보관하는 지방관서의 관리 소홀은, 그 작태와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을 모두 엄중 문책, 일벌백계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상태대로 전시가 되어 있으니, 앞으로 그 문화재의 훼손됨은 불문가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산회상도(가로 263㎝, 세로 278㎝)와 괘불(가로 409㎝, 세로 628㎝)은 아랫부분이 각각 80㎝와 2m가량이 나무에 말려 접혀있어 원래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태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런 전시물과 전시방법이 세상천지 어느 미개국에서나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요즈음 문화재청에서는 언론의 정당한 문화재 관리와 정책비판에 대해 자신들 행동의 정당성 주장에만 급급하고, 포퓨리즘적 전시성, 일회적 일방적 홍보에만 열중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바, 전국 방방곡곡에 보관, 전시, 관리되고 있는 문화재에 허술한 점이 없는지 조사하여,

우리 귀중한 문화재를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부끄럼이 없는 관리를 하여 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곡히 바란다는 것을

관계기관의 장과 공무원, 종사자들에게 분명히 얘기를 하고 싶고,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를 그렇게 소홀히 다루거나, 내 팽개쳐 둔다면 일제의 매국노나 공산괴뢰집단 보다도 더 한 자들이라고 말을 하여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공무원들이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자 여기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므로써 국민들을 편하고 국가가 융성하게 할 것인가?를 분명히 인식하고, 멸사봉공하는 公僕이 되기를 다시 한 번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을 하고자 한다.

中庸의 誠之者人之道也를 읊조려 봅니다.


“誠을 빈틈없이 실천하는 것이 곹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즉, 하늘을 어기지 말지어다.


천지가 만물에 베푸는 것을 誠이라 합니다.

그래서 맹자는 성을 하는ㄹ의 길(天之道)이라 했습니다.

하늘의 길을 따르는 것(誠之道)이

곧 사람의 갈 길(人之道)이라고 했습니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하늘을 두려워하라.

이런 말을 어리석었던 옛말로 돌리고 비웃어 버리는 인간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오만과 교만의 절정에서는 겁이 없고, 소인일수록 그 정도는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저 역시 小人輩이나 공인이 아니어서 국가나 국민들에게 끼치는 해는 없으나,

국가의 권력을 거머쥔 위정자나 고급관료들이 그 지경이라면 그 나라의 장래는 어디로 갈 것인지는 不問可知인데, 어리석은 자는 그 또한 모르며, 오만하기만 하겠지요.


비록 강원도 산촌의 한 구석에서 삶을 지탱하고는 있지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매 한 가지이리라 생각이 됩니다.


이 나라가 이 백성들이 모쪼록 옳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알고, 길 같은 길을 걸어가면 좋겠다고,

제발 그렇게 되기를 축수하는 마음입니다.

호국의 6월이, 잔혹한 빨갱이와의 전쟁이 있던, 내 부모를 잃었던 그 옛날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월드컵이 이 나라의 운명인양, 스포츠를 이용하여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자들이나, 어용 매스컴의 의도에 편승한 냉정한 머리가 없는 일부 대중의  함성이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암담한 이 나라를 신이 보살펴 주시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