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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69: 동락재를 찾아주는 반가운 손님들

sosoart 2007. 4. 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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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만들어 놓은 정원용 벤취를 한셋트는 물에 강한 페인트로 다시 칠을 해 지붕 밖 마당으로 내어 놓았다.

 

 

 

이 벤취는 2인용 의자이다.

이 벤취 뒤로 사실은 흔들그네를 만들어 아내에게 주려고 했는데, 마당이 넓지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올해에는 옥수수 농사를 조금만 지었다.

다른 집보다 퇴비를 많이 주어서인지 빨리 크게 잘 자랐다.  그 위의 기둥 보이는 곳이 고추밭이다. 

 

 

올해에는 시험삼아 아주까리를 심어보았다.

 

 

올해 이곳 강원도 지방은 채소가 날씨 탓으로 모두 작년보다 늦고 잘 되지를 않았다.

그래도 고추가 익어 친구내외의 밥상에 올려 놓을 수가 있었다.

 

잡초가 여기저기 많이 피어난다.  애기똥풀.

 

 

가지나무. 올해에는 가지가 잘 열리려는지......?

 

 

작년엔 도마도를 실컷 따먹었는데, 올해에도 농사가 잘되었으면......

 

 

완두콩.  조금 심었지만 콩밥을 해 먹었다.

 

 

오이가 열려 요즈음 따먹고 있다.  그런데 종자가 짜리몽땅 종자인가 보다.

그래도 씹으면 아삭아삭 맛이 좋고 싱싱하다.

 

 

줄콩.  아직 더 있어야 수확이 가능하다.

콩밭의 콩을 다 따면 김장배추를 심을 예정이다.

 

 

피망.  피망은 대여섯 그루만 심어도 우리 두내외가 먹을 수 있고, 한참 열릴때엔 서울의 아이들에게도 갖다준다.

 

 

적상추.  집에서 기른 것은 씹으면 아삭아삭하다.

고기에 싸먹지 않고 그냥 맨 밥에 강원도의 막장을 넣어 상추쌈을 싸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거기에 풋고추 한 입 싹 베어물면, 그 누가 부러울 것인가?

 

 

 

<동락재 통신-69: 동락재를 찾아주는 반가운 손님들>      (06. 6. 19)


실로 오랜만에 “통신”을 써봅니다.


지난 5월은 백수로 살던 중 제일 분주했던 달이기도 했습니다.

서울과 홍천을 오가면서 정밀건강진단도 받아야 했고, 농사일도 바빴고, 집안 건사에도 바쁜 나날들이었지요.


다행히 정밀건강검진 결과 별 이상은 없었고, 아내는 약간의 이상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 염려할 것은 안 되어서 고마울 뿐입니다.


치아를 다시 해 넣고, 부분 틀니를 새로 바꾸었지만, 편하질 않아 보철이 전공인 치과의사이며  동락재 뒷산 주말주택 주인장의 치과의원이 있는 평촌까지  찾아가 진찰을 받고 틀니를 잇몸에 잘 맞게 손질을 해주어서 이제는 많이 편해져서, 그것도 한 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약 한 달 이상을 정상적인 작업이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어떤 일에 매어 있다는 것이 정말 부자연스럽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입니다.

이제는 백수의 생활에 익숙해 져서 그런지, 어떤 제약  속에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이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6월에 들어서서 건강검진도 마무리 되어갔고, 바쁜 농사일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미루어 왔던 저희 내외의 친구들의 방문과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세상에서 알게 되어 동락재를 방문하고자 하는 싸이버 벗님들의 방문도 반가이 맞이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블로그 “동락재 통신”과 상대방의 블로그를 서로 드나들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게 되었던 블로거 중, 문단의 작가, 두 분이 홍천을 지나는 길에 잠시 동락재를 방문하여 인사를 나누고, 차도 마시며 수유의 정을 나누기도 했지요.


아내의 오랜 친구가 이곳을 다녀간 지가 오래되어, 한 번 오고자 하다가 몇 년이 지난, 지지난 주에  그들 부부가 함께 다녀갔습니다.


이 친구는 한 15년 전 아내가 의사의 誤診으로 암이라는 선고(?)를 받아서 정신적으로 아주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때에, 힘이 되어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며, 요 근래에 나와 아내가 힘들어 할 때에도 힘을 주는,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 아내의 고교 동창생인 오랜 벗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찾아 준 아내의 친구 부부여서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술도 마시며  모닥불 지펴놓고, 깊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산촌의 밤과 더불어 오랜 정을 나누고 갔으면 했는데, 하루를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이 되어서 인지 또 다른 날을 기약하며 밤이 내리자 서울로 향해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산촌의 구석에서 지나다 보면 벗들이 찾아오는 것이 큰 즐거움이며, 다시금 헤어져 자기의 생활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면,  또한 허허로운 시간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가까운 친구들이나 친지들이 오면, 나의 작품이 마음에 꼭 든다고 작품을 구입해 가곤 합니다.


그것이 어찌 꼭 내 작품이 좋아서이며 마음에 들어서 이겠는가? 생각이 됩니다.


허허벌판 아무도 아는 이 없고, 낯 설은 곳에 들어와 살아가는 친구를 보며, 작품의 재료구입비에라도 보태라고 마음과 정을 덜어, 사가지고 가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내외인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외롭고 보고 싶은 마음에 벗들에게 자주 놀러 오라고 하는 것이,  그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편하게 올 수 있게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지요. 

오랜만에 이곳 홍천의 산촌 동락재에 찾아오는 벗들은 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 내외가 마냥 안쓰러운지, 그저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또 사가지고 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아무리 빈촌에서 살아가는 우리 내외라지만, 벗들에게 밥 한 끼, 하루 밤을 편하게 지내게 하지 못할까봐 마음을 써주는 그 마음들이 고마울 따름일 분이지요.


저의 작품을 구입해 가는 사람들이 친구들 만에게 국한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먼 길 마다않고 찾아와,  얼굴도 보고 이런 저런 늙어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그런 기쁨만을 가지고 가도 저희에겐 얼마나 좋은 일인가......? 생각도 해봅니다.


지지난 주엔 아내의 친구 내외가 다녀갔고,  지난 주에는 저의 오랜 친구 내외가 다녀갔습니다.


모처럼 이번에는 이틀 밤을 묶고 갔는데,

제가 저의 블로그 “동락재 통신”에 “올 해에는 매실주를 많이 담아야겠다”고 쓴 것을 보고, 일부러 매실과 술을 사가지고  또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가지고 왔습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도 변변히 대접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같이 바닷바람이나 쐬고, 같이 오랜만에 낚시도 좀 할 계획이었습니다.


오던 첫날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창고에서 오래 묵은 가시오가피주를 꺼내와 마시며, 두 내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밤을 보냈고, 다음 날엔 미시령터널이 개통되었다 하여 아내와 한 번 가고자 하였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아침을 먹고 다같이 길을 떠났습니다.


지난밤에 비가 와서 가는 길이 아주 깨끗하고 상쾌했습니다.


인제를 지나 미시령터널을 통과하니 시간이 많이 단축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리막 길에 잠시 전망대에서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날이 맑으니 속초 시가는 물론 속초의 앞바다를 선명하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전에 설악산을 자주 등반하였지만, 이렇게 날이 좋다면 대청봉에서 동해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깊은 감흥을 느낄 수가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악산 등반 할 때마다, 해뜰 무렵엔 구름이나 가스가 잔뜩 앞을 가려 해돋이를 단 한 번 밖에 보지 못한 기억이 생생하더군요.


속초 시가를 지나 속초비행장 옆을 지나자 그 뒷동네에 있는 막국수집에 가서 점심을 먹자는 친구의 말에 따라 가보니, 평일인데도 그 집만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매스컴에 광고가 되는 집이나 유명하다고 하는 집은 가급적 안가기로 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상, 그런 집은 소리만 요란하지 실제로 깊은 맛이 있는 집은 따로 있으니까요.


이집은 공휴일에는 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데, 그 집의 막국수 맛이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메밀이 다른 곳보다 좀 더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 다를 뿐인데, 역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다른 노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역시 플러스 알파=운이 따르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나오는 길에 낙산사 앞 바다에 들려 잠시 바다 바람도 맡아보고, 사진도 몇 장 찍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자주 벗들과 부부동반으로 이곳저곳 경치도 즐기며, 지역의 장거리도 구경하며,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도 즐기며 주유천하하면 부러울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부러 친구 내외가 가보지 않은 곳을 보여주기 위하여 한계령 길을 타고 한계령휴게소가 있는 한계루 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그 직전에서 필례령을 넘어 필례약수로 들어가 약수물도 한 컵 마시고,  내린천 길로 해서 홍천의 동락재로 돌아왔습니다.


친구가 낚시를 하고 싶어해서, 저녁을 먹고 부근의 공작산 자락에 있는 노천저수지로 낚시를 갔습니다.


이 동네에서 살았어도  이 저수지에 낚시 한 번 오질 않았는데, 처음 낚시를 해 보는 곳이라서, 붕어가 잡히려는지 확신을 하지 못해, 혹시라도 손맛 한 번 보지 못하면 친구가 섭섭할 터이기에 부디 손맛이나 보았으면 했는데, 다행히 낱마리로 몇 마리를 낚고, 자정이 가까워서 돌아왔습니다.


친구는 못내 서운했던지, 다음날 새벽에 또 혼자서 낚시를 갔다 왔는데, 별로 소득은 많지가 않았지만, 낚시가 된다는 자체를 확인하였으니, 언제라도 낚시를 하고프면 그곳으로 가면되니, 벗들이 와서 잠시 몇 시간이나마 낚시도 즐길 곳이 더 하나 있으니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삼십분 거리에 낚시터가 몇 군데 있지만, 입질이 이곳보다 낫다고는 할 수 없고, 가까운 5분 거리에 허탕 치지 않는 곳이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하긴 동락재의 바로 앞에 저수지가 있지만, 이곳은 2년간 수문을 보수하기 위해 물을 많이 빼어서, 요즈음 낚시가 신통치 않습니다.


점심때가 되니 날이 많이 더워져, 아내가 콩을 갈아서 콩국수를 말아 먹었습니다.

여름엔 역시 콩국수가 별미이지요.


점심을 먹고 차 한잔 마시며 조금 쉬자니, 친구 내외가 이제 서울에 올라가겠다고 채비를 합니다. 


서울에 가족들이 있으니, 마음 놓고 며칠씩 머물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네 부모들의 사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더 있으라는 말은 할 수 없고, 자주 놀러오라는 말 밖에는.....


그저 철철이 계절마다 한 번씩만 벗들이 찾아주어도 그렇게 외롭지는 않겠지요.


이번에 오면 밭에서 무얼 따다가 무얼 만들어 먹는 것이 좋을까?하는 것이 아내의 걱정거리며 기쁨이기도 합니다.


신선한 야채를 직접 길러 먹는 즐거움과 그 것을 대접하는 즐거움 역시 아내의 차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면서, 친구 내외가 나의 작품을 가지고 가겠답니다.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는데....  또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오랜만에 온 친구내외를 보내며 텅 빈 집안에 들어와 잠시 쉬다가,

다시금 우리는 밭으로 나와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시골이라는 곳이, 조그만 텃밭이라도 가꾸면 한가로이 쉴 수가 없는 곳이니까요.


이제, 이번 주부터는 아내의 친구가 주문한 작품도 제작을 하여야 하고, 나무를 재단만 해 놓은 작품을 마져 마무리 하려니 마음이 바쁩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그동안 밀어 두었던 작품 제작에 몰두하여야 하겠지요.


오늘은 아내도 오전에 서울로 올라갔고, 거실 창 앞 테라스와 뒷마당의 보일러실 앞의 시멘트 바닥 균열이 간 곳을 메우고 때우는 작업을 완료했으니, 내일부터는 작품제작에 전력을 해야겠습니다.


가끔은 블로그도 관리해야 하고, 또 다시 다른 바쁜 일로 하루의 해가 금방 넘어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