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락재 통신-102: 지방의 지역사회에서는 봉사하기도 힘들다 (07. 3. 30)
올해로 홍천지역에 들어와 堂號를 同樂齋라 하여 손수 書刻하여 현판을 걸어놓
고 기거한지가 어언 7년째가 되어간다.
그간 이런저런 세상사는 일로 인하여 이 同樂齋에 기거도 하였다가, 빈집으로
놓아두기도 하였다가, 주말 주택으로 사용도 하였다가 정상적으로 常住하게 된
것은 약 3-4년에 불과한 것 같다.
하여 이 지역에서 기왕에 말년까지 정을 붙이고 살자면 이 지역사회의 일원으
로서 지역의 인정과 정서도 파악할 겸, 지역의 주민들과 친해지기도 할 겸, 금
년 초에 홍천지역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홍천의 교육청과 홍천도서관의 장에
게 자원봉사를 하고자하니 그 여부를 통보해달라는 취지의 서신을 등기우편으
로 보낸 바 있다.
그런데, 이 인사들은 답신도 없이 벌써 한 달여가 훌쩍 지나갔다.
아니 지역의 주민이 자기의 풍부한 경륜, 경험과 지식을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
사하겠다고 제안을 했는데도, 묵묵부답 묵살을 하니 이런 몰상식하고 안하무인
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한 때는 국가 중앙부처의 공무원으로서 또 30
년간 국책연구기관에서 공직으로 근무한 본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와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이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매스컴을 통해 공개할까도 생각을 했었
으나, 그릇이 안 되는 자들과 같은 부류로 인정되기 싫어 하찮은 해프닝으로 치
부하기로 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서신도 당연히 민원사항인데, 공직에 근무하는 자는 당연히
그 민원에 대한 사항을 판단하여 기일 내에 민원인에게 통보하여야 하지 않는
가?
그것을 私信으로 치부하였다 할지라도, 저희 지역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
는 사람에게는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혹여 아직은 그런 참
여의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다면 다음 기회에 참여해 달라는 답신을 보내는 것
은, 선출직이든 국가나 지방의 공무원이든 당연히 주민에게 하여야 할 의무와
도리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제 그런 불쾌했던 기억은 지워버리고, 그렇다면 실제 내가 홍천지역의 주민
들에게 봉사는 하지 못할지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 어떤 것들이 없을까 하
여 알아보니 마침 홍천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문화강좌에 “유화”과정이 있어서,
그 강좌를 신청하였다.
이 강좌는 4월 초부터 실시하는데, 젊은 시절부터 취미로 유화를 계속 그려온
나로서는 딱히 기초를 배울 필요는 없겠으나, 그래도 강사라면 정규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사람일 것이기에,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왔던 나로서는 그
래도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으면 무언가 이론과 실제 기
법에 있어서 학문적인 배경을 튼튼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신청을 했었다.
그런데, 기실은 작년에 산림청 소속 “숲 해설가”로서 일을 해 왔기에 올해에도
신청을 했었으나, 인원이 작년의 3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고, 자격 조건이 연
금을 받지 않는 사람으로 변경이 되어 할 수가 없게 되었으므로, 무언가 인생의
활력을 잃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활동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에 교육청이
나 도서관 관련 자원봉사를 희망하였던 것이었는데, 그에 대한 가타부타 해당
기관장들의 답신이 없어서 문화강좌를 수강신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 산림청에서 다른 분야의 지원자가 중도에 포기를 하여 대
신 일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 있어서 3월 말부터 일을 하게 되어, 그나
마 문화강좌도 수강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나 친해 질 수
있는 기회를 부득이 내년으로 미루어야 하겠다.
이러한 小道市도 아닌 郡단위의 지자체 기관의 長이라 한들 중앙이나 국가기관
의 長에게 비교할 것은 안 된다고는 하지만, 내가 이 홍천이라는 小邑에 와서
가지고 있는 자그마한 경험이나 능력을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를 하려고 해
도, 혹여나 저희들 밥그릇을 뺏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자기들 위에서 저
희들 업무에 간섭하는 것도 아닐 진데, 왜 그런 유용한 인사들을 초치해서 지역
사회 주민들을 위하여 활용을 하지는 못할망정, 제 발로 걸어 들어와(?) 자원봉
사를 해 주겠다는데 왜 회피하고 경원시하는지 그들의 의식구조는 그야말로 개
혁해야 지방도 발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지금 전국의 농촌이나 산촌, 어촌지역으로 귀촌하여 들어가 자기의 가진 능력
을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하고자 하는 풍부한 연륜, 학식과 덕망, 통찰력과 지
혜를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되돌려 주고 봉사하고자 하는 많은 퇴직자
들이 적지 아니 지방의 도시나 농촌, 산간에 골고루 분포하여 살고 있다.
똑똑하고 유능한 지자체의 기관장들이라면 이 훌륭한 유휴 고급인력을 유치,
활용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동력이 되도록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일이다.
그 훌륭한 유휴 인력들은 노년에 뜻있는 일을 할 수 있어 자기존재의 확인은 물
론 정신이나 육체적 건강도 도모할 수 있을 뿐더러, 지자체와 지역의 주민들은
별도의 투자 없이 고급문화와 지식, 지혜를 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win-win의 방법이겠는가?
지방의 기관장이나 일선의 공무원들은 행여 배타적으로 텃새를 한다거나 타지
의 사람들을 수용하므로서 기득권을 침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피해의식과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의 의식을 개혁하고 국민의 공복
으로서 진정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 일을 추진하고 연구함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맹자는 友也者 友其德也(우야자 우기덕야)라 했거늘
"벗을 사귀는 것은 서로의 덕을 사귀는(나누눈) 것" 이어늘 서로의 부족함을 벗
으로 부터 구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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