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피곤하거나 고소공포증에 겁이 많은 사람이 산행을 중단하고 내려갈 경우엔 이 코스로 내려가면 된다.
2봉과 3봉의 사이의 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내려가면서 위로 바라본 왼쪽이 2봉, 오른쪽이 3봉이다.
계곡으로 들어서니 공기가 서늘하다.
강물의 습기가 올라와서인지 계곡의 바위엔 이끼들이 많이 끼어있고 고사리나 그 등속류의 식물들이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
이곳으로 한 10분 정도 내려오다 보면 동굴 안에 샘이 있다. 이 샘에는 개인의 복록을 기원하는지 촛불이 켜있고 불전함은 아니지만 돈을 넣는 함이 있다. 동굴의 약수는 아마 석간수여서 그런지 시원하다.
계곡 주변의 돌과 나무들도 이끼가 많이 끼어있다. 사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상주한다면 건강에는 매우 좋지가 않다. 춘천이란 곳이 호반의 도시여서 낭만적이긴 하지만 사방이 호수인 관계로 항시 안개가 많이 끼는 곳이기도 하여 사람의 호흡기나 관절에 아주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곳이기도 하다.
낭만과 건강, 당신은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샘물을 가두는 곳이 과장하여 말하면 우물처럼 깊다.
이 곳에서 할머니를 만났는데, 팔봉산 아래 마을인 어유포리에서 무당일을 했는데, 자식과 손주들이 싫어해서 무당을 그만두고 매일을 여기에 올라와 치성을 드리고 간다고 한다.
더러는 마을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이 촛불을 켜고 술도 한 잔 올리면서 치성을 들인 흔적이 있다.
소주병, 초, 라이터, 담베도 있고....
사람은 누구나 복록을 빌고 소망이 이루어 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이 있을게다.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적 편안함을 누리기 위해 치성을 들인다면 맞는 얘기일런지?
이렇게 팔봉산의 골짜기마다에는 음습한 곳에서 잘자라는 식물들이 제 세상을 만났다.
더러는 두릅나무도 보이고 엄나무도 보이고 생각보다 참나무는 그리 많지가 않다.
젊은이들 무리가 줄지어 내려간다. 한참 나이일듯 한데 힘이 든다며 연실 저희들끼리 궁시렁 거리며 내려간다. 그러고서 어떻게 군대를 가겠느냐? 또 갔다 왔겠느냐?
너희같이 나약한 녀석들이 군대나 사회에서 일들을 저지를 것이다. 작은 일도 잘 극복할 줄 알아야 큰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니......
벌써 다 내려왔다. 30분이면 천천히 이 참견 저 참견 다하고 내려올 수 있는 거리다.
산을 다녀도 앞 사람의 궁둥이만 보지 말고, 주변을 여유롭게 살펴보는, 자연을 보고 즐기는 산행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인생을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젊은 시절 미리 깨달았다면, 지금은 더 깊고 넓은 시야와 마음으로 베풀며 인생을 관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기 보이는 다리가 팔봉산 주차장에서 대명콘도 가는 길이 된다. 이 강변 길을 따라가면 화장실과 쉼터, 그리고 매표소가 나온다.
강변에 설치되어 있는 2,3봉 사이 하산길 이라는 팻말이다.
이쪽은 밤나무골 유원지 쪽을 바라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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