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3봉을 내려오면 바로 4봉으로 연결된다.
이 4봉은 아마도 근래에 와서 "해산굴" 또는 "장수굴"이라 명명되어진 것 같다.
이 이정표를 지나 4봉을 오르면 "해산굴"이라는 등산용어로 "chimney course"가 있는데, 굴뚝처럼 좁은 굴과 같은 통로를 네발과 등을 이용하여 오른다. 물론 비만한 사람은 아예 단념을 하는 것이 좋다.
이 해산굴이라는 길 말고 그 옆 오른쪽으로 난 길도 있으므로, 힘이 들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옆 길로 오르는 것이 좋다.
내가 암벽등반에 푹 빠져 있을때, 그러니까 벌써 40년 가까이 되었나 보다. 암벽등반의 초보도 되지않는 친구들을 서너명 데리고 겨울에 선인봉 측벽의 chimney course를 지나 만장봉으로 올라가 하강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암벽등반의 기초도 없는 친구들을 그것도 한 겨울에 데리고 갔으니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손과 발을 써야하는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암벽등반에 손이 바위에만 당하도 꽁꽁 어는 겨울날 초짜들을 데리고 일반 등반도 아닌 암벽등반을 데리고 갔으니.......
어쨌던, 한 친구는 압쟈일렌시 거의 까무라치다시피 하여 비상조치로 옆에서 같이 하강하며 무사히 만장봉을 내려온 추억이 있다.
이 chimney course는 겨울에는 더구나 많은 체력을 요하는 등반의 기술이기도 하다.
지금의 암벽등반 장비는 그때와 비교하면 새나라 자동차와 벤츠의 차이라고나 할까?
암벽사이로 보는 강의 풍경은 신비로운 감이 있다.
바위 틈을 비집고 자리잡은 나무들은 들풀도 아닌데 오랜 세월을 잘도 살아가고 있다.
소나무와 바위는 같이 있을 때 더욱 멋스럽다.
보면 볼수록 소나무와 바위는 또 보고 싶어 진다.
여기가 해산굴이다.
이 나무가 있는 밑에서 저 바위가 덮은 구멍사이로 빠져나가야 한다.
팔봉산 4봉의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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