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5봉을 향해 철제 난간을 딛고 오른다.
여기의 소나무는 송화가루를 날리기에는 날짜가 아직 인되었다. 송화가루가 많이 날릴 적에는 사실 산행하기에 고역이 될 수 있다.
눈앞에 있는 5봉의 정상을 오르면서 멀리 펼쳐진 전망을 눈으로 즐긴다.
낙타의 육봉은 아니지만 팔봉의 제6봉 또한 바위가 볼만하다.
사람들은 6봉의 이쪽 저쪽에서 다르게 펼쳐지는 풍광에 자리를 바꿔가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렇게 5봉 이라고 부르니, 도봉산의 5봉이 생각이 난다. 예전엔 5봉 근처에는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통행이 금지되어 있던 곳이기도 하다.
비슷한 곳이라면 소양호 청평사의 오봉산이 이 오봉에 가깝다고나 할까?
호수와 산이 같이 이웃하여 사이좋게 살고 있으니.......
옛날 직장의 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을 때에 소양호의 오봉산으로 시산제를 떠난 적이 있었다. 나이도 젊지 않은 지방출신의 한 남직원이 청평사를 넘어 제멋대로 선두에서 오봉으로 오르다가 중간에 증발을 해버렸다. 회장으로서의 산행중의 인솔책임 또한 적지 않은 것이어서 모든 회원들이 혹시 조난을 당하거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잘 못된 것은 아닌가 하여 마음을 졸인 적이 있었는데, 오후 4시경에 그 직원의 집으로 전화해 보니 집으로 와 있었다는 웃지못할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원래 그러한 얼굴마담 노릇하는 것은 싫어하는 성미였으나, 모기관에서 독립한 신설 산악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젊은 직원들의 성화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 댓가를 아주 크게 치룰뻔 한 적이 있었다.
산을 즐기려면 거기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등산에 대한 소신이다.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과 기본적인 등산의 이론과 기술의 이해와 습득, 개인과 공동 장비의 완비와 남을 위한 희생과 배려가 나의 등산을 임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를 해왔다.
또한 산행 중엔 절대로 술을 먹지 말라는 것이 전제였었다.
이렇게 바위와 바위, 돌과 돌 사이에 어쩌면 이 소나무는 이렇게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자라왔을까? 도저히 인간의 상상으로는 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자연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전혀 부자연스럽지가 않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이상하다.
멀리 제8봉의 봉우리가 보인다.
바로 앞으로는 제 6봉과 7봉이 가지런히 순서대로 보이고 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7봉 쯤에 걸쳐져 있는 나무가 더욱 멋있어 보여서 카메라에 담았더니 역광의 영향으로 그냥 커멓게만 나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기에 저렇게 앉아있는 사람은 젊은 사람은 아닌데 더욱 가까이서 전망을 즐기고 싶은가 보다.
저기 보이는 제 6봉을 향해 또 다시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반복해야겠지.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오르고 내리고 항상 부침이 있는 것이 또한 산을 오르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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