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히 6봉을 내려서 7봉으로 가볍게 올라본다.
이제 겁을 먹던 아주머니 등산객들도 이제는 대여섯 개의 봉우리들을 오르내려보니 깎아지른듯한 바위를 보아도 예사롭다.
이제는 여유롭게 바위산의 등산 자체를 즐기며 정상에서의 조망에 넋을 잃는다.
이렇게 철제 난간과 손잡이를 잡고 겁도 없이 꼭대기에 앉아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저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이 7봉도 6봉 못지 않게 소나무도 많다.
다만 스타급이나 아카데미 주연상을 탈만한 대어급 소나무가 없을 뿐이지 송사리급 소나무들이 "나도 소나무" 하며 호랑이 없는 깊은 산에서 토끼가 뽐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로서 강물의 수량이 많이 줄어가는 것을 현저히 느낄 수가 있다.
여름철엔 저 강물에서 물놀이를 하다 부주의와 음주로 인하여 생명을 잃는 사람이 해마다 있다.
왜 쓸데없는 객기로 제 생명을 함부로 내던지는가?
본인은 목숨을 잃고 그 가족들에게는 아주 오랜동안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가슴에 못을 박는 행동을 왜 하는지..... 하긴 뭐 일부러 그러겠나만. 아무튼 죽음으로 가는 물놀이는 되지 않기를......
7봉의 암봉도 이렇게 보니 아기자기하면서도 예쁘게 생겼다.
저 멀리 산 넘어 또 산이 있다. 저 산을 넘으면 또 무엇이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여 어떤 이는 백두대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또 어떤 이는 전국의 1000 명산을 등반한다며 목표를 정하며 산을 다닌다.
푸쉬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 하지 마라"며 타이르기도 하고 저 산 넘어에는 무엇이 있을까? 과연 저 넘어엔 행복이란 것이 있어서 그것을 손에 잡기 위해 찾아 나서는 인간들의 삶을 애처럽게 읊었는지도 모른다.
저 산 넘어엔 행복이라기 보다는 나의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닐까?
팔봉산 제7봉의 표석이다. 얼마나 보기에 흉한가? 차라리 세멘으로 만들어 놓은 받침대를 제거하고
팔봉산이라 쓴 돌만 얹어놓으면 좋겠다.
저 소나무는 춤추듯 서있다. 요즈음의 비보인지 비걸인지 그 아이들 보는 것 처럼 어지럽다. 소나무도 더러는 저렇게 멋도 품위도 없이 엇나가는 놈도 있게 마련이다.
이 소나무는 하루의 종일을 하염없이 강물만 내려다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이 소나무들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미추가 엇갈린다. 예쁘게 봐주면 예쁘게, 밉게 보면 밉게 커 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것 같다. 모든 것을 다 착하고 예쁘게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내게도 올 수 있을까?
가당치도 않겠지만 그런 것을 소망해 본다.
참나무 사이로 팔봉산 국민관광지의 너른 주차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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