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락재 통신 117- 어느 인터넷 카페에 댓글을 달았는데..... (07.10.24)
며칠 전 내가 가입한 어느 인터넷 카페에 댓글을 달았다.
내 딴엔 매일 들어가서 이런 저런 좋은 글과 음악도 보고 들으며 마음에 드는 음악이나 좋은 자료가 있으면 스크랩도 하고 옮겨와서 내 블로그에 저장도 해놓는다.
물론 이런 일들은 상업적 목적이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나의 목공예작업에 참고가 되는 자료로 필요하거나 나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자료라면 한 번 읽고 기억을 하기에는 이제 머리도 노쇠해져서 블로그에 담아놓고 필요시마다 꺼내보고 싶어서이다.
그날도 좋은 음악이 있기에 스크랩을 하려다 복사를 하려고 하니 복사가 되지 않아 “좋은 음악을 듣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저작권이나 기타 제약을 받는 사항이 없다면 가급적 남들이 자유자재로 옮겨갈 수 있도록 풀어놓아주면 안되겠냐?”는 취지로 댓글을 달았던 것이다.
뭐 딱히 그 음악을 옮겨가고 싶다는 것 보다는 카페의 일원으로서 가끔 댓글을 달아주는 것도 요즈음의 카페 동호인의 에티켓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소위 늙은이가 체신머리없이 댓글이나 달고 제 스스로를 너무 값없이 굴리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항상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글이나 음악을 올린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그 정도의 값어치가 깍이는 행위라는 것은 감수하고 가끔은 나보다 젊은 사람들의 글에 격려와 감사의 댓글을 올리는 터였다.
나는 남의 음악이나 자료가 나에게 긴요하게 소용이 되면 스크랩을 하기보다는 복사하여 옮기되, 남의 자료를 옮길 때에는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 놓는다.
연구자료나 남의 문헌을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야 하는 것처럼, 남이 작성한 창작물을 내 것 인양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양심을 저바리는 행위이며 원작자의 노력과 결실을 송두리째 빼앗는 몰상식하고 비양심적 행위라는 것은 不問可知의 일이 아니겠는가?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내가 그 음악에 댓글을 단 것도 잊어버리고 우연히 그 음악을 다시 듣게 되었고, 그 밑의 댓글을 흘깃 스쳐 지나다가 나의 별명이 눈에 띄고 댓글이 달려져 있어서 보니 내가 며칠 전에 달아놓은 글임을 상기하게 되었다.
나의 댓글에 그 음악을 올린 장본인의 답글이 달렸는데 달린 답글의 투가 아주 까칠하고 훈계조로 나의 댓글을 비난하는 투의 글이어서 “참 별 녀석도 다 있구먼....!”하는 생각으로 솔직히 매우 불쾌한 기분이 되었다.
차라리 보지나 않았으면 기분이나 상하지 않았으련만.......
그 답글을 쓴 친구의 회원정보를 보니 중년의 나이이긴 하지만 까마득한 후배 벌 되는 인사였는데, 마치 그 음악을 제 자신이 올려놓은 양, “필요하면 스크랩을 해가면 되지 무슨 복사를 할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말이냐”. 그러면서 “남의 올려놓은 글이나 음악을 마음대로 옮겨가면서 자기의 것 인양 몰염치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바로 그가 올려놓은 그 음악은 내가 가입한 다른 인터넷 음악전문카페에 올려진 그대로를 스크랩도 아니고 소스를 복사하여 마치 제가 올려놓은 것처럼 출처도 밝히지 않은 장본인인 주제에 그 따위 댓글로 저는 도덕군자 인냥 시침을 떼고, 남은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녀석을 보고 참 어이도 없었지만 옆에 있으면 귀싸대기를 올려 부치거나 누구 말따나 주먹 한 방으로 야비한 놈의 면상을 박살을 내주고 싶은 그런 녀석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무튼 이 글도 나 혼자만 보는 것은 아니어서 기분대로 입 밖으로 튀어 나오는 말은 삼가고 있지만, 기분이 씁쓸하여 한 번 적어 보았다.
이런 나도 김정일이 말따나 통 큰 늙은이가 되기는 애저녁에 틀린 모양이다.
대학의 誠其意者 毋自欺也 (성기의자 무자기야) 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마음의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것은 제 자신을 속이지 않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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