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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 118-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 다녀와서

sosoart 2007. 10. 30. 22:47
 



 

 

<동락재 통신 118-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 다녀와서>   07. 10. 30


며칠 전, 그러니까 지난 주 월요일 날을 잡아 아내와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 다녀왔다.

지난 주 남도로의 여행을 다녀오면서 올라오는 길에 청주에 들려서 올까 했는데, 남도여행 일정이 은행계 카드사가 제휴를 맺은 여행사가 엉터리 콘도예약의 야바위꾼 같은 비도덕적 행위를 자행하는 관계로 숙박을 취소하고 밤늦게 해남 땅 끝 마을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되어 불쾌한 마음에 모든 일정을 멈추고 오랜 시간 운전의 피로를 무릅쓰고 새벽 시간이 되어 서울의 집에 도착을 하였다.


서울에서 며칠을 쉰 후에 지지난 주말 홍천에 내려와 밀린 일들을 하고, 그것이 그것이려니 하면서도 공예비엔날레를 가지 않으려니 궁금해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마음이었다.


2년에 한 번씩 개최가 되는 행사이기에 재작년 이맘때에 아내와 같이 3-4시간 운전을 하면서 다녀왔지만, 그만큼의 피로를 무릅쓰고 고생을 각오하며 관람을 할 만한 행사인가? 를 올해에도 또 생각을 하긴 했었다.


홍천에서 청주를 가려면 직접 가는 길이 없어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차를 끌고 가긴 갔다.

아내가 양평을 거쳐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청주로 빠져나가자고 했는데, 작년의 제천을 거쳐서 가는 시간보다도 더 오래 걸렸다.


고속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오며 비엔날레 장소를 물으니 길을 따라 10Km만 가면 된다고 해서 갔더니, 제2행사장을 알려준 것이었다.

이렇게 길안내부터 정확치 않으니 뭔가 예감이 썩 즐겁지는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재작년보다 안내 도우미들도 작품의 볼거리도 시원치 않았다.  날로 향상되어 가길 기대했는데, 오히려 재작년이 올 해 보다도 나았던 것 같다.

하긴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재작년에야 처음으로 청주의 공예비엔날레를 참관했으나, 많은 시간과 기름 값을 들여 온 것을 후회했었는데, 올해에는 더욱더 후회가 많이 되는 것은 어쩐 일일까?


해가 갈수록 주최 측의 피로가 누적되어 가는 것일까? 무성의와 안일한 대회의 준비와 작가나 작품의 수효는 물론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완연히 느낄 수가 있으니, 이 행사가 얼마나 계속되어질 지 의심이 가는 것은 물론 공예를 사랑하는 공예가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올 해의 행사를 보고 느낀 점을 공예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점에서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이 행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주최 측에서는 다시금 인식을 하고  행사의 준비와 행사를 치루는 데 있어서의  제반 활동과 관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반성을 하고 개선을 하지 않으면, 일개 소규모 지방 도시에서 행하는 여니 하찮은 외화내빈의 실속 없는 행사와 다를 바 없다는 관람객의 비판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며 이런 방식을 계속 고집하고 고수한다면 행사의 계속 유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이 예산의 낭비일 뿐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1. 우선 행사장을 1개의 장소로 운영하여야 한다.

   본행사장과 별도의 행사장은 거리상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관람객들에게 이동의 불편함과 시간의 낭비를 가져온다.

더구나 청주시민이 아닌 다른 지방이나 도시의 관람객들이 다수일진데, 그들이 관람에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를 하지 않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2. 출품작품의 질이 향상되기 보다는 회를 거듭할수록 저하되는 느낌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 출품작가의  작품성에서 많은 의문이 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 전통공예 장인들의 작품에 많은 기대를 하고 갔지만 볼거리는 너무 빈약하고 선정 작가의 수효도 적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내로라하는 작품이 있었는지는 머리가 기우뚱할 뿐이다.

또한 자원봉사자의 해설은 너무 기본적 상식에 의존한 작품해설로서 저학년 학생들이 아니라면 별로 도움이 될 그런 해설은 아니었다.

수준 높은 해설과 작가와 작품의 제작에 관한 깊은 이해를 통한 심층적 해설이 준비되어야 하며 관람객의 질문과 수준에 맞는 해설을 할 수 있는 공예부문의 해설가를 기용하여야 할 것이다.

3. 셔틀버스를 운행함에 있어서 작품관람을 하는 건물의 동선을 최소화 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세련된 대회운영과 운영요원을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이 가슴에 명찰을 단 자원봉사자들뿐이긴 하지만 인해전술을 쓰지 말고 꼭 필요한 봉사요원으로 사전교육을 철저히 하여 짜임새 있게 활용하고 관람객 위주의 편의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셔틀버스를 타기위해서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보니 대회장 맞은편 천주교 성당 쪽으로 가야하니 정문으로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안내인은 눈에 보이는 버스가 서있는 철조망의 문으로 나가면 된다고 하는데,  실제 절조망의 출입문은 닫혀 있으면서도 그 옆에는 대회요원 몇 명이 잡담이나 하고 한가로이 쉬고 있는 모습만 보인다.

그렇다면 그들을 활용해 관람객이 먼 거리를 돌아가지 않도록 셔틀버스 출입문을 개방하면 되는데, 굳이 정문으로 나가서 먼 거리를 빙 돌아서 나가게 하는 행위는 누구의 아이디어 이며 잘못된 관료적 행태가 아닌가 싶다.

불필요한 차량은 통제할망정 관람객이 편리하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시간에 �기는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서비스의 마인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문 주위에서 서성거리며 잡담이나 하는 요원이나 자원봉사자가 왜 필요한가?

4. 전시내용이나 전시작품의 도록은 저렴한 값으로 판매하여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무조건 촬영금지만 하지 말고 사람들이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인쇄매체를 많이 제작하여 싼값에 보급하여야 할 것이다.

5. 각 공방이나 공예 관련 동호인들의 작품의 상업적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공예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보다 작품성 있는 전시작품을 풍부하게 유치하여야 하지 않을까?

물론 행사의 수준에 맞게 국내외의 작가들도 출품을 하는 것이지만, 행사의 질을 높여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행사를 위해 전문가들이 기획하고 실행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공예체험이라는 유행적 유치한 행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공예진흥과 수준 높은 공예의 발전을 위한 국내외 작가들의 좋은 전시작품 유치 및 국내외 작가와의 대화라든지, 세미나, 토론, free talking과 같은 행사를 마련하여 많은 공예인들의 인적, 작품적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전통공예와 현대공예, 동과 서의 공예에 관한 넓은 이해와 교류, 관심을 갖게 함으로서 국민들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운영 계획 및 실천을 일신하여야 할 것이다.


이 행사에 관한 제반 공예 작가적 관점에서 보는 개선점은 너무 광범위하고 적지 아니하므로, 훗날 계획이 있다면 체계적으로 지적하고 싶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주관이 되어 치루는 행사는 함량미달 수준이 대부분이어고, 그들만의 행사가 대부분이어서 뜻있는 사람들은 아마 머릿속으로만 가늠을 할 뿐일 것이다.  


이토록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 단추를 채우는 것보다도 쉽기도 어렵기도 한 것일까?


천양희 시인의 시 <단추를 채우면서>를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재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든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