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경현수전 / 경현수전
김성호
〔전시비평〕
경현수 개인전 - Debris
4. 19∼5. 11 아트라운지 디방
김성호(미술평론가)
기하학적 도상들이 서로 엉겨 붙은 듯 보이는 경현수의 작품 이미지들은 실상 지도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그것들은 구글맵스 위성사진에서 추출한 여러 길들의 윤곽선을 작가가 일러스트 프로그램에서 이리저리 오려내고 그것을 변형시키고 재조합해 만들어낸 것들이다. 원래의 지도로부터 떨어져 나와 선택받은 조각들은 애초의 물리적 공간의 질서로부터 해체된 것들이자, 작가에 의해 크기, 비율, 형상이 변형되면서 이내 새로운 예술적 장안으로 편입해 들어온 생명체가 된다. 여러 조각들은 작가에 의해 당겨지고 밀쳐지면서 예측 가능한 새로운 데이터로 자리를 잡으면서도, 몇 개의 축에 대롱대롱 매달리며 정렬되는 과정 속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조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가의 유희적 개입으로 자신의 본래 존재를 상실하는 대신, 새로운 예술적 생명을 비로소 얻은 셈이다. 따라서 인위와 우연이 조우하고 추상과 구상이 한데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한마디로 잉여체들 혹은 버려진 것들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예술적 돌연변이’라 할 것이다.
경현수, Debris_경부고속도로S, 2011, 캔버스에 아크릴, 130.3x97cm
경현수 작
출전 /
김성호, “경현수전”, 『미술과비평』, 2012. Spring, p. 133, (경현수전 : Debris, 2012. 4. 19~5. 11, 아트라운지 디방)
출처: 김달진 미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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