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궁둥이/ 오탁번

sosoart 2015. 2. 14. 14:40

 

 

 

궁둥이

 

                                        오탁번

 

소나타 N20을 십 년 넘게 탔더니

궁뚱망뚱하니 말썽을 부린다

에잇! 너는 소나 타고 다녀라!

새 차 뽑을 궁리하면서

지나가는 차의 궁둥이를

눈흘레하듯 요리조리 살펴본다

BMW 745i 좋다마다

BENZ S-Class 좋다마다

암소만 한 SUV를 뽑아?

 

일기예보 볼 때도

레이더 영상은 안 보고

찐빵같이 부푼

기상캐스터의 궁둥이만 본다

에라. 나잇값이나 해라!

나한테 욕을 좀 하면서도

더 나이 먹어 눈에 백태 끼어

맛있는 팥소 딴딴한

예쁜 궁둥이도 못 보면

인생 종친 것이라는 생각에

힘겨워진 틀니 쩝쩝 다신다

 

30년 전 포니 뽑을 때

미끈한 앞대가리만 봤다

젊은 시절 연애할 때도

곱살한 얼굴만 봤다

하뿔싸!

중요한 건

앞이 아니고 뒤다

궁둥이다

 

 

자신의 시에 이렇게 남사스런 사내의 음흉한? 마음을 실어 표현한 시인도 아마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 대학의 교수들이 여 제자들에게 성희롱이니 성폭행이니 한다며 언론이나 TV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하고, 우리가 생각하기엔 전혀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군인들의 부대에서도 별을 단 상관이나, 무궁화를 몇 개 단 영관급 장교들이 부하 병사에게 성희롱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 일어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인간이라는 것의 성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염치없고 치사한 것인지 참담하다는 생각뿐입니다.

 

하기사 성희롱이란 것이 반드시 남성이 여성에게만 하는 것은 아니고 여성이 손아래 남성이나 부하 남성 직원에게 저지르는 일도 남성의 성희롱 못지않게 많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성생리가 짐승의 그것을 넘어 고상하다거나 아름답다거나 짐승 같지 않다고는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남성이란 존재가 나이를 먹어 늙어가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또 성에 대한 욕망이 사멸하는 것은 아닌 것이, 우리네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이성에 대한 분홍빛 감정이 아주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인류의 목숨이 살아있는 한 그러한 욕망과 감정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단지 짐승이나 성폭행범과 다른 것은 이성을 가지고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단지 마음속으로 느꼈을 뿐 금기적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어찌 보면 남성에게 있어 차와 여자는 공통점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처럼 저 역시 30여 년 전 소나타를 몰면서 직장의 출퇴근이나 좁고 험로가 많은 수많은 낚시터를 다니면서 혹사를 시켜, 차령이 10여년이 넘으니 새 차로 바꾸고 싶은 욕구가 가득 차, 결국은 폐차 직전까지 몰다가 낚시에 어울리는 SUV로 업그레이드 시켜 한 참을 몰기도 했습니다만, 남자들의 좋은 차, 비싼 차로 갈아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아니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마누라를 새 마누라로 바꾸고 싶다는 말은 절대! , , 노 아닙니다.

 

늙어 벌이도 없고 힘 빠진 남편을 갈아 치고 싶은 마음은 아마도 마누라들이 더 하지 않을까요?

공무원으로 퇴직한 사람들이야 한 달에 300만원이 넘는 연금을 타니 마누라에게 찬밥 신세로 밀리지는 않겠지만..... 우리네 몇 푼의 국민연금을 받는 궁색한 퇴직자는 점점 작아만 지는 것이 서글프기만 합니다.

 

흔히들 나이 먹은 여성들이 자기 남편을 보고 삼식이니, 늙으니까 마누라만 졸졸 따라다닌다느니, 마누라가 곰국만 끓이면 남편이 경기를 한다는 말들을 거침없이 하고들 다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온 자기 남편을 그렇게 막말로 패대기를 치는 나이 먹은 여성들은 오직 자기 혼자만 가족을 위해 헌신을 했을까요?

왜 그런 여자들은 늙어가면서 자기남편을 비하하고 귀찮은 존재로 치부하며, 남편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며 황혼이혼을 꿈꾸는지 모르겠습니다.

늙은 나이에 남편 없이 자유로우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부부가 흉하지 않게 늙어가는 것은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서로 배려하고 서로가 고생은 되지만 큰 불평 없이 이해하고 살아왔고, 나이가 들어 자식들은 출가시키고, 자식들 양육과 교육 뒷바라지로 자신들의 노후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나머지 인생을 잘 보내려하는 것이 늙어가는 부부의 덕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마음이 허하거나 허튼 욕심과 헛된 생각이 머릿속에 있다면 바람직한 황혼의 붉은 아름다움이 빚어질까요?

 

30대의 젊은 시절 연구소에서 상사로 모시던 고교선배님은 저의 낚시 제자였는데, 일찍이 60년대 말에 국산 경차인 퍼브리카를 몰던 장발의 멋쟁이였고 틈틈이 유화를 그리는 저와 취미가 비슷한 분이었는데, 그 분 역시 입으로는 누구 못지않은 난봉꾼이었지만 행동은 단호하고 맑은 분이어서 비서로 있던 여직원을 데리고 거리낌 없이 바다나 민물로 낚시를 다니곤 했습니다.

 

물론 여직원을 동행할 때에는 저와 같이 꼭 다른 남자직원들과 동행을 하지만, 그분의 “Y"에는 여직원들도 아예 얼굴도 붉히지 않고 들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한 여색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품격 있는 서양의 유머와 같은 수준이어서 그다지 색을 밝히지 않는 저로서도 가볍게 듣고 넘기는 편이었습니다.

 

그 분이 저의 결혼식 선물로 준 것이 옛날 정종 됫병에 색실을 묶어서주셨는데 메모지에 결혼을 축하 한다면서, 사랑을 나눌 때 마다 콩 한 개씩을 병에 넣어 평생을 두고 이 한 병을 꼭 채워라는 신신 당부의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성()이라는 것은 손바닥의 앞, 뒤와 같은 것이어서 따로 보거나, 길에다 버릴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왜곡되게 표현되고 남용이 되어서는 안되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아마도 인간의 성에 적용되어야 하지 않나......” 지금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나 교육자 출신 시인의 성에 대한 해학적인 표현을 다른 시에서도 혹간 볼 수 있으나, 같은 남성으로서 늙어가는 동류의 사람으로서 빙긋이 공감을 합니다.

 

아마도 오래전 TV 뉴스에서 본 장면인데, “젊은 여성들이 몸을 다 내놓고 노출된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중년의 남성에게 인터뷰를 했을 때, 빙긋이 미소를 띠며 하는 그 남성의 대답이 떠올려 집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요..........”

 

좋은 하루 되시고 포근한 명절에 우리 남성분들 집안과 아내 일을 이럴 때만이라도 덜어주시는 게 어떨까요.......? 사랑받는 남편 되시기를 바랍니다.

 

난 그를 정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