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이쯤에서/ 신경림

sosoart 2015. 5. 19. 00:00

 

 

 

 

 

 

이쯤에서

 

                                 신경림

 

이쯤에서 돌아갈까보다

차를 타고 달려온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보지 못한 꽃도 구경하고

듣지 못한 새소리도 들으면서

찻집도 기웃대고 술집도 들러야지

낯익은 얼굴들 나를 보고는

다들 외면하겠지

나는 노여워하지 않을테다

너무 오래 혼자 달려왔으니까

부끄러워하지도 않을테다

내 손에 들린 가방이 텅 비었더라도

그동안 내가 모으고 쌓은 것이

한 줌의 모래밖에 안된다고

새삼 알게 되더라도

 

 

 신경림

    

신경림 시인, 대학교수

출생 193646(79), 충북 충주시

학력 동국대학교 영어 영문학

데뷔 1955년 문화예술 '낮달' 등단

수상 2009 호암상 예술상 

         2007 4회 스웨덴 시카다상

       2002 만해문학상

        1993 단재문학상

        1991 이산문학상

        1981 한국문학작가상 

 

경력 2001 화해와전진포럼 상임운영위원 

        1997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1996 격월간 세상의 꿈 편집기획위원

        1995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 위원

        1992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출처: Daum 인물백과

 

태어나서 이제까지 살아온 날이 돌이켜보면 참 모래알보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고고성呱呱聲을 내며 어머니의 젖을 달라더니,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그리고 지금의 노년기를 지나오며 참으로 치열하게도 살아왔지요.

 

일제 제국주의에서 2차대전 쪽바리들의 패망으로 맞은 8.15해방과 세기적이며 역사적 비극인 북괴의 남침으로 일어난 민족의 비극 6.25사변으로 단란하고 유복한 가정이 산산히 파괴되고 전쟁 직후 유소년기의 어려운 시절을 거쳐, 잘 살아보자고 온 국민이 단결하여 국가재건과 번영과 개인의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서 잘 살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이제까지 살아온 고생스러웠지만, 세계 어느 국가도 이루어내지 못한 국부와 개인의 부를 이룩한 우리 세대들이었습니다.

 

물론 공산국인 북괴와 대치한 국가적인 특수한 여건으로 선진 제국이 누렸던 민주와 자유는 마음껏 누리지 못했지만, 보통의 생활인들은 지금에 와서 개발독재라고 명명한 그 시기를 별 불편함 없이 인내하며, 이 나라의 번영을 이루고자 커다란 불평없이 동참하였고,

오로지 내 부모, 처자식들의 호의호식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후회도 없으며 보람도 컸던 세대였다고 하겠습니다.

 

그 시절 소위 사상을 달리한 이념분자들과 종북 좌파들과 정세를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이용해 먹던 일부 야당 쪽에 선 자들이 민주다 자유다 헛소리만 질러댔지, 정말 국민을 위한 대변을 하고 희생을 한 자들이 몇이나 되었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다 보이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어느 정도 밥을 먹고 살기 시작하자 반만년 줄기차게 아니,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자행되던 사회적 패악悖惡들이 속속 등장하여 오적이니 투기니 하는 온갖 부정부패의 쓰레기통으로 변화해가는 어두운 사회적 단면들이 발생하면서 그 패악질이 군사정권과 소위 문민정부라 하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등 그 시대의 대통령인 장본인은 물론 그 일가 처자식들까지 썩고 냄새나는 짓거리들이 창궐하더니, 요즈음도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치하는 뭇 더러운 자들이 제 욕심 버리지 못하고 분에 넘치고 힘에 부치는 감투를 내놓지 않으려고 바둥거리거나 그에 빌붙은 놈들이 완장부대 노릇을 하니, 그 국회의원이나 정치하는 자라고 하는 놈들보다 그 위에 서있는 국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치하는 개만도 못한 자들을 부리는 국민들은 제발 나라가 옛날처럼 단결 합심하여 융성하기를 바라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부패세력들만이 나라를 시끄럽게 하며 지랄에 가까운 짓거리를 하는 무리들을 자루에 담아 제발 지구를 떠나가게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정부는 이 나라를 짊어질 젊은 세대를 위해 물론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해야하고 공무원들은 석고대죄 하는 마음으로 국민의 결정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IMF사태 이후, 결과적으로 김대중 정권은 대기업과 재벌들에게 인원감축을 강제하고 임금저하를 종용하여 지금의 비정규직 사태와 재벌의 어마어마한 현금의 축적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와 종사자들에게 적정하고 공정한 환원을 하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재벌들과 대기업들은 계속 저임금 비정규직만을 채용함은 물론, 그러한 기업에 부의 공정 분배와 국민에게로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으로 기업의 발전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정책을 펴야하는 정부는 뒷짐만 지고, 대국민 립서비스로 고용안정을 부르짖으며, 저희 스스로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20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공무원이 받는 한 달 연금액이 2백만원에서 4백만원을 웃도는 자들이 너무도 많은 현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습니까?

 

대학을 졸업하고도 정규직이 되지 못하여 스스로를 비관하고 포기하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지금, 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대부분 공무원 연금액이 정규직 대졸 신입보다 훨씬 많고, 국민연금보다도 평균 5~6배 이상된다면 그 세금을 내는 국민은 빈곤층으로 하락하고 공무원 연금 수혜자들은 국민의 등을 구둣발로 밟고 서있으며 껌이나 질겅질겅 씹고 있는 꼴이 아니냐고 국민들은 이를 갈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게끔 법제화 해놓은 공기업, 국가출연 기관 출신 등 공직 퇴직자들은 모두 다 국민연금의 혜택만 주면서 공무원들은 저희들이 무엇을 얼마만큼 국가에 멸사봉공했다고 이렇게 엄청난 연금을 받고 있는 건지, 또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정치하는 놈들이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라 직접 국민투표에 부쳐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공무원 연금도 국민연금과 동일한 조건으로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지상명령입니다.

저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늘을 더럽고 조그마한 저희들의 조막손으로 가린다고 가려지겠습니까?

 

이제 이쯤에서 내려놓아라, 이 더러운 자들아이것이 국민들의 꾸짖는 말입니다.

그런다고 이 시러배놈들이 듣는 시늉이나 하겠습니까?

 

어찌 보면 서정적일 수도 있고, 살아온 날에 대한 회한과 망념妄念일 수도 있는 이 쯤에서...”라는 시가 왜 당신은 세상을 이렇게 살아왔는가?” 자조自嘲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남들은 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지’ ‘자넨 뭘 그리 빡빡하게 사나?’ ‘자네가 뭔 애국지사나 독립운동가나 되나?’ ‘그렇게 산다고 뭐 국이 나와 밥이 나와?’ 등등 온갖 비아냥 거리고 원칙과 자존 그리고 정의를 찾는 마음을 멸시하며, 저만의 실속을 챙기는 저런 인간이나 되었을 걸....... ”하는 후회를 하고 있는 패배자?를 그리고 있는 이겠지요.

 

낯익은 얼굴들 나를 보고는/ 다들 외면하겠지/ 나는 노여워하지 않을테다/ 너무 오래 혼자 달려왔으니까/ 부끄러워하지도 않을테다/ 내 손에 들린 가방이 텅 비었더라도/ 그동안 내가 모으고 쌓은 것이/ 한 줌의 모래밖에 안된다고/ 새삼 알게 되더라도......

 

이렇게나마 서민의 생활인들은 자신을 합리화 시키고 또 달관한 도인처럼 자존감을 내세우기라도 해야 됩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쯤에서 나의 목숨줄을 놓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이형기 시인의 낙화처럼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사람들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렇게 사랑을 놓아주고, 떠날 때는 말없이 돌아서는 달관한 자의 모습으로 미화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과연 자존감의 회복인지, 패배감의 자인自認인지 아니면 道人然하는 것일까요?

 

이제 밤은 깊어 내일의 커튼을 열려고 합니다.

문득 저의 블로그에 들어있는 시를 정리하다 보니 조병화 시인의 <밤의 이야기-12>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잔인하도록 쓸쓸히 사는 거다

너와 나는 하나의 인연의 세계에서

같이는 있다고 하지만

차가운 겨울 밤을

빈 손 녹이며

잔인하도록 쓸쓸히 그저 사는 거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육체는 소모해 가며 없는 자에게 지혜를 주며

생명은 노쇠해 가며 가는 자에게 시간을 준다

사랑과 미움은

인간의 역사를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며

끝이 없는 거라 하지만

 

너와 나는 사랑도 미움도 없이

어두운 다리목에서

그저 마주 서 있는 거다

 

아 아침이여

따스한 입김이여

사랑스러운 눈물이여

 

잔인하도록 쓸쓸히 사는 거다

너와 나는 하나의 인연의 세계에서

같이는 있다 하지만

차가운 긴 밤을

빈 손을 녹이며

잔인하도록 쓸쓸히

-그저 사는 거다

 

인생이란 것이 태어날 때부터 쓸쓸한 것이고 시인은 밤의 이야기에서

너와 나는 하나의 인연의 세계에서/ 같이는 있다 하지만/ 차가운 긴 밤을/ 빈 손을 녹이며/

잔인하도록 쓸쓸히/ -그저 사는 거다라고 하였지만 잔인하도록 쓸쓸히 산다는 것은 정말로 인생을 잔인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 되도록이면 이쯤에서 다 같이 즐거웁게 살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저의 초라한 우거寓居의 당호堂號동락재同樂齋라 하여 저의 가족은 물론 저의 처소를 찾는 모든 분들과 동고同苦는 말고 동락同樂하십시다라는 의미로 명명하였습니다만

이 또한 마음이 고운 선인善人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 나같은 미천한 소생이 할 수 있을까........? 오늘도 스스로 자문自問하면서 이 밤을 마감해봅니다.

 

내일은 이쯤에서 나도 행복해질거야.....!!”라는 믿음으로 보내시기를 바래봅니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콧구멍/ 심호택  (0) 2015.10.08
정보화 사회의 현대시 /김용오  (0) 2015.05.31
밤의 이야기/ 조병화  (0) 2015.05.13
그래요/ 김용택  (0) 2015.04.16
해, 저 붉은 얼굴/ 이영춘  (0) 201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