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다헌정담(茶軒情譚)-일상의 談論

몽고반접도 없어지지 않은 나이에......

sosoart 2006. 3. 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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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랑 차향기"에 남긴 흔적  (2006. 3. 7)을 옮기다>

 

 

 

글쓰기 방의 구분도 못하고 "녹차향기"란에 몇마디를 썼습니다.

 

실은, 저의 글이 향기가 나는 삶에서 나온 글이 아니라서 "삶의 향기"란에 적어 놓기가 영~아니올시다 같아서 고르다 못해 "녹차향기"방에 올렸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글은 문학의 장르에 들어갈 만한 글은 더더욱 아니어서,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 주절 주절 밖에는 하지 못하니 게시판을 더럽히기가 송구 스럽습니다 그려.

 

오늘은 제가 아주 반가운 글을 하나 받았습니다.

 

제가 뒤늦게나마 블로그란 것을 만들어 이런 저런 주접을 떨었더니, 저보다는 년배가 위인 분께서(혹시 아래일 수도 있겠으나,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올려놓은것을 보니 한 70은 조히 되시는분 같아서....) 저의 블로그에 안부와 격려의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부럽다는 말과 함께.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그 분에게 답장을 하였습니다.

 

뒤늦은 나이에 컴퓨터를 배우고, 배운것을 시험해 보는 즐거움이 발전되어 자신만의 영역과 세계를 갖고자 블로그를 꾸미고, 사이버 상에서 서로 교류하고 공감하고 친구한다는 것은 고령의 나이에 들어선 사람들의 유일한 낙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을 하여 평균 수명이 이제는 80을 넘나드니,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도 20년은 활동을 해야 하는데, 정기적인 수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것이 곧바로 자식들에게 부담으로 넘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자식에게 기대는 부모의 좌불안석은 역시 자식들이 느끼는 고통과도 같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얼마전, TV에서 노후대책인가? 중간에 잠깐 보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고령화에 대비한 젊은 사람들의 대책에 관한 것 같은데, 어느 분이,  요즈음 젊은이들은 "노후대비책을 준비하기 위하여 수입의 15퍼센트 정도를 할애 한다"고 하는데

 

"자기부모를 위해 수입의 10퍼센트 정도는 할애한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허탈한 마음을 얘기하니,

 

"무슨 그런 터무니 없는 희망을 얘기하느냐? 꿈도 야무지다"는 동년배 층의 출연자가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요즈음 어느 부모들이 자식에게 봉양 하기를 바라겠습니까?

 

말들은 그렇게 합니다.  "나는 자식에게 아무 것도 안 남기고 다 쓰고 죽겠다" 

그러나, 자식들이 고난에 봉착하면 의례히 부모에게 손을 내미는데, 모른척 하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들이 사, 오십이 넘어도 After Service와 Recall 을 아주 철저히 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낳아서 키워주고,  가르쳐 주고,  장가 보내주고,  집도 사주고.... 하는데도 부모가 가진 것 " 최후의  하나"까지도 결국은 제것으로 만들어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요즈음의 젊은 세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식에게 기대는 부모가 있다한들, 그들이 자식들에게 버려지거나 냉대를 받아서야 되겠습니까마는, 잘 먹고 잘 사는 자식이 저의 남은 늙은 홀어머니나 홀 아버지를 내 동댕이치고 돌보지 않는 시러배 자식들을 주변에서 적지 아니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는 제 자식에게 어떤 대우를 받으려고 그러는지........

 

지금의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잘 먹지 못하고 잘 살지 못한 그 부모들은 또 이제 자식들에게도 버림을 받고 있는 세대이지만, "내 자식은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겠지!" 생각하며 자위를 해 봅니다.  

 

 

 

어설프게 손을 잡는 친구가 있다

어설프게 인사를 하는 친구가 있다

어설프게 웃다마는 친구가 있다

............... 

............... 

바람이 부는 서울

햇빛 아래, 나의 길 종착의 도시

다리목의 거리

두루 소요 하며

남은 여정, 맑은 하늘 걷우는 날까지

되도록이면 피해서 살아 돌음에

어차피 그저 그런거! 하지만]

오다 가다 때로 만나는 골목길

이건 실로 어설픈 일이다


보게나! 그냥 지가가세

먼 길이로세

많은 사람, 바쁜 길이로세

어차피 헤어지는 장터


................. 

................. 


조병화님의 <보이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세상, 다리목에서>의 일부

 

내 자식을 이렇게 어설프게 손을 잡는 날은 오지 않기를 이 세상의 모든 늙어가는 부모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것을,  젊은 자식들은 이제는 알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늙은 부모를 떠 맡아 달라는 것이 아닌, 떠 맡기 이전에 떠 맡지 않게 되도록 미리 준비하고 도와 드리면 좋겠다 싶습니다.  즉, 부모님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뺏지 말고 여생동안 최소한의 생활보장은 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 드렸으면 하는 거지요.

 

우리 부부는 죽는 날까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하여, 최소한의 생활보장이 될 수입원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잘 안되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을 할 생각입니다.   비록 임금은 몇 푼 되지는 않겠지만, 죽으면 썩을 목숨 그렇게 아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부모 자식 간에  서로가 짐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너무 서글프고 죽어도 시원찮은 일이지요.


늙어가는 이땅의 모든 이들이여. 우리도 희맘을 소망하며, 無病 同樂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 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 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 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 였으나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정, 아름다운 말


두고 가는 것을 배우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 우리 서로 마지막 할

말을 배우며 사세


우리의 삶이란 것은 항상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지만, 마지막 할 일은 헤어지는 일 뿐이군요.

 

눈이 좋지 않아서 이럴게 큰 글씨로 어지럽히며 횡설수설 하다가 그냥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