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돌/ 나희덕 뜨거운 돌 - 나희덕움켜쥐고 살아온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놓고 펴 보는 날 있네 지나온 강물처럼 손금을 들여다보는 그런 날 있네 그러면 내 스무살 때 쥐어진 돌 하나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하고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네 가투 장소가 적힌 쪽지를 처음 받아들던 날 그건 종이가 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5.02
어머니 / 김초혜 어머니 - 김초혜 한몸이었다가서로 갈려다른 몸 되었는데주고 아프게받고 모자라게나뉘일 줄어이 알았으리쓴 것만 알아쓴 줄 모르는 어머니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처음대로한몸으로 돌아가서로 바꾸어태어나면 어떠하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5.02
식구 / 유병록 식구 / 유병록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니 입 속이 먼저 짜..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5.01
5월/ 오세영 5월/ 오세영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육신을 붙들고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푸르디푸른 이 봄날,그리움에 지친 장미는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먼 하늘가에 서서 당..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5.01
새벽 안개/ 신경림 새벽 안개 신경림사랑을 배우고 미움을 익혔다이웃을 만나고 동무를 시귀고그리고 더 많은 원수와 마주쳤다헛된 만남 거짓 웃음에 길들여지고헤어짐에 때로새 힘이 솟기도 했으나사랑을 가지고 불을 만드는 대신미움을 가지고 칼을 세우는 법을 먼저 배웠다법석대는 장거리에서저무는..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4.27
오월/ 오세영 오월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 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4.26
[스크랩] 개밥바라기 추억/ 장하빈 개밥바라기 추억/ 장하빈 겨울 금호강가에서 그에게 편지를 썼다 등에 업혀 새록새록 잠들다가 어두운 강물 속으로 사라져간 개밥바라기 하얗게 얼어붙은 강어귀에서 모닥불 지펴놓고 그를 기다렸다 한참 뒤, 폭설 내려와 강의 제단에 바쳐지는 눈발 부둥켜안고 모래톱 돌며 齊(제)를 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4.25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이기철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 이기철 저렇게 푸른 잎들이 날빛을 짜는 동안은우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저녁이면 수정 이슬이 세상을 적시고밤이면 유리 별들이 하늘을 반짝이고 있는 동안은,내 아는 사람들 가까운 곳에서펄럭이는 하루를 씻어 널어놓고아직 내 만나지 못한 사람들먼 곳..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4.25
[스크랩]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 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자리에 우정을 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