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버스를 기다려 본 사람은 주변의 아주 보잘 것 없는 것들을 기억한다. 그런 사람들은 시골 차부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세월의 빗물에 젖어 누렇게 빛이 바랜 버스 운행 시간표를 안다. 때가 꼬질꼬질한 버스좌석 덮개에다 자기의 호출번호를 적어놓고 애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8
[스크랩]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8
[스크랩]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8
[스크랩] 기억의 자리 / 나희덕 기억의 자리 / 나희덕 // // 기억의 자리 /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1
[스크랩] 바람의 말/ 馬鍾基 마종기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1
[스크랩]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 조지훈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 조지훈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 인생은 항시 멀리 구름 뒤에 숨고 꿈결에도 아련한 피와 고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괴로운 짐승이로다 모래밭에 누워서 햇살 쪼이는 꽃조개 같이 언제나 한번은 손들고 몰려오는 물결에 휩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1
[스크랩] 울타리 -이성교 울타리 이성교 사람 사는 곳치고 어디나 다를라구 서울 울타리에도 노오란 개나리가 피었다. 오랫동안 고향을 그리워한 탓이다. 지나는 엿장수들도 여기에 와서 신비한 꿈을 꾸고 간다. 사나운 눈초리로 바라보던 개들도 모두 다 하품을 싹싹 토하고 있다. 지금쯤 주인은 한가롭게 옷고..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3.01
[스크랩] 기억의 자리 / 나희덕 기억의 자리 / 나희덕 // // 기억의 자리 /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2.25
[스크랩] 경청/ 정현종 경청(傾聽)/ 정현종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