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 통신-49: 시커든 떫지나 않았으면...

sosoart 2007. 3. 26. 07:55
 

 

 

 

 

 

 

 

 

 

<동락재 통신-49: 시커든 떫지나 않았으면... >                   2006. 3. 24(금)

 

"황혼이 내리는 언덕"  “00”님의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며


이제 금방, 저의 블로그에 남긴 님의 메모를 봤습니다.

저의 블로그에 스크랩 해온 음악 중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어, 스크랩을 하려니 원문이 게시된 카페에 가입을 하여야한다고 해서 낭패라고 하셨는데, 번거로워도 가입을 하셔서 스크랩을 하시지요.


좋아하는 것을 얻는 일인데, 그 같은 번거로움 쯤은 통과의례로 여기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를 얻자면 하나 버리는 일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저도 실은 그 “0000” 카페를 가입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0000” 카페를 가입하기 전,  어느 음악카페에 가입을 하였는데, 가입하면  누구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주인이 정해 놓은 기준에 들어가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恩典”을 베풀기에, 그 여주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매일 출석체크도 하고 글도 열심히 올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카페라는 것이 왜 요즈음 그렇게 변질되어 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려.

무에 그리 자기가 만든 카페가 대단한 것이라고, 무슨 신입사원 뽑는 일도 아니고, 이런 저런 제약과 하라는 것이 많은 지,

그러려면 비공개로 하여 저희들끼리 놀고, 찟고 까불르면 되는 것이지.....


나이를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나이가 40이 넘으면 가끔 깜빡깜빡하고 잊어버리는 수가 많지 않습니까?


한 번은 아양을 떨기 위해 글을 올리고, 사진을 곁들여 올렸더니, 저희네 카페에 할당된  용량이 적으니 글은 얼마든지 환영을 하지만, 사진은 올리지 말라“고 엄명을 하여 ”아... 예! 그럽죠!“하고 명을 받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후, 글을 올리다가 실수로, 그냥 으례히 요즈음은 카페에 글을 올릴 적에 사진과 같이 올리는 것이 습관화되어서, 무심코 사진 1장을 같이 올렸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카페에 들어가려고 보니, “자주 가는 카페” 목록에서 그 카페의 이름이 없어 졌기에, “아니! 컴퓨터가 또 말썽을 부리나...?”하며 그 카페이름을 검색하여 들어가려 하니, “카페의 주인이 차단하여 당신은 들어 올 수가 없오!!!!!!!”라는 멧세지가 뜨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말 황당하고, 기가 차서 분기가 탱천을 하더군요.   내가 무슨 음란물을 배포하는 사람도 아니고, 저희 카페에 해를 끼치는 사람도 아니고, 어줍잖은 길거리 개에게 뒷다리를 물린 것 같아서 여간 불쾌하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리 싸이버 공간이라 하지만, 이렇게 무례하고 상스러운 것들이 제가 무엇이 된 양 안하무인에 너무도 세상모르고 까불거리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또 느꼈습니다.


가입을 하라고 초대장을 보내고 어쩌구 하여 가입을 했고, 처음 가입을 하고 글을 올릴 때는 갖은 아양과 미사여구로 설레바리를 떨면서, 여우 짓을 하더니만......


그런데, 이런 오염된 카페가 아닌 “겸손하고 그윽한 차향기가 은은히 배어나오는, 어느 깊은 산속 末寺,  암자의 풍경소리와도 같은 깊은 여운을 주는 음악과 글들이 있는 카페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가입을 한 것이 바로 ”0000“란 카페 였습니다.


음악카페를 찾다가 가입을 한 카페였는데, 저의 취향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카페라고 생각을 하고, 이런 카페를 만나게 된 것도 아주 조그만 행복이 아니겠나? 생각을 하였습니다.  

 

가입을 하는 절차가 조금은 번거롭겠지만, 일단 가입을 하시면 후회는 안하실겁니다.  님의 취향이 如何 한가? 는 모르지만 아마도 좋아하게 되실 겝니다.  적극 추전을 합니다.

아니, 이러니까 제가 무슨 그 카페의 홍보담당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려.  그냥 좋은 것은 나누며 살고 싶어서 하는 말입니다.


趙州錄의 “取我是垢(취아시구)”를 염두에 두고 오늘도 나를 닦는 연습을 해봅니다.

趙州는 당 나라 때 禪僧인데 “개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한 스님이랍니다.

실로 불가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生佛이 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 역시 생불이 되고자 마음을 갈고, 닦고, 이 좁은 소견으로 느끼는 모든 세상의 호오(好惡)와 情念을 버리고자, 아니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자 스스로를 잊는 연습에 몰두하며, 나무를 만지는 일과 더불어 시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 조주에게 “무엇이 더러우냐?”고 묻자 그는 대뜸 “取我是垢 (나를 취하면 더럽다)”라 했답니다.


내가 뻔뻔스럽고 염치없다면 나를 썩게 한다.

땅은 더러울수록? 기름지지만 인간은 더러우면 썩는다

더러움이 거름이 되면 좋지만

더러움이 썩는 것으로 되면 독이 되어 탈이난다

내 주장을 고집스럽게 붙들면 나는 독해진다

독한 인간은 뱃속에 똥이 든 줄을 모르고 향기로운 줄 안다.

이 얼마나 추하고 너절한가!


허세를 부리며 날뛰지 마라.

여치 앞에서 힘자랑을 하던 사마귀는 까치밥이 된다

허수아비가 위세를 부린다고 들판의 주인은  아니다

나를 돋보이게 하려고 풍을 친다면 참으로 더럽다.


이런 저런 더러운 짓거리는 내 욕심이 빚어내는 탓이다

내 마음 속은 시궁창도 될 수 있고

맑게 흐르는 시냇가의 빨래터도 될 수가 있다.

내 마음 속에서 사나운 욕심이 부글거리면

나는 칙간의 똥통이 될 수도 있고,

내 마음 속에서 타고 있는 욕심을 잠재우면

나는 내 자신을 깨끗이 빠는, 흐르는 냇가의 빨래터가 될 수 있다.


내 옷이 더러우면 깨끗이 빨듯이

내 입이, 내 마음이, 내 머릿속이

내 심장이, 내 손이 더러우면,

더러운 음모를 계획하는 기척이라도 있으면

모두 금세 빨아버려라!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속이 뜨끔해 집니다.

그래도  몸과 영혼이 더 더럽게 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다잡고 오늘의 시작을 열고자 합니다.

아침을 먹으며, 오늘의 작업도 계획하며 오랜만에 Old Pop “I've been loving you to long" 을 들으니 옛날 대학 초년 시절 명동과 무교동 뒷골목의 음악감상실 "디 쉐네”와 ”세시봉“ 등 담배연기 자욱한 어둠침침한 곳에서 음악을 듣기위해 바글 거리던 젊은 얼굴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 보다 더 한참 후엔 명동의 “필하모니”란 음악 감상실에도 자주 가긴 했었는데........

“그래도, 그 때가 참 좋았지......!”

“젊음”이란 “설 익은 대로”  “그 자체가 눈부시게 빛나는 일”이니까......


이런 산촌의 한 구석 시골에서 적막과 외로움으로 둘러싸여 오로지 자연 만을 나의 벗으로 함께 살고 있는 시간만이 같이 있어서 그런가?  흘러간 시간들이 자주 떠오르곤 합니다.


아직도 끊임없이 꿈을 꾸며, 꿈을 이루기를 소망하며, 詩처럼 꿈을 살고 있습니다.


꿈은 자기가 원하는 그 자리이려니

꿈은 자기가 이르고 싶은 그 자리이려니

꿈은 자기가 소망하는 그 자리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가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를 이끌어 가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답게 사는 길이려니


아, 꿈은 자기가 자기를 찾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를 얻고자 하는 길이려니

그거은 자기가 자기를 만나고자 하는 길이려니


오, 꿈은 자기가 원하는 자기이려니.


조병화님의 <꿈>을 다시 한 번 눈에 넣으며 오늘의 작업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바람이 어제보다 좀 잠잠합니다.   좋은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