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락재 통신-58: 요즘 대, 공기업 등의 소위 인재 뽑기> 2006. 4. 18(화)
나의 자식이 지금의 직장에 취업하기 까지, 그가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50
통은 넘은 것 같다.
올해 2월에 대학을 졸업 했으니,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기위해 지난 해 겨울부
터, 대기업 취업정보에 온갖 안테나를 높게 세우고 직원 모집에 지원코자, 옆에
서 보는 부모의 마음도 힘이 들 정도로 애쓰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가 그지없
었다.
소위 특목고라고 하는 명문 고등학교를 나오고, 명문 대학의 입학에는 실패하
였지만, 서울의 모 중상위권 대학 경영학부에서 4년 과정의 수업을 마치고, 주
로 금융기관의 대기업에 응시를 하였으나, 그들이 정해놓은 자격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키기에, 지원을 한다하여도, 도무지 서류심사에서 통과도 되지 않으니,
면접의 기회는 더더욱 없을 터이다.
아버지인 내가 직업을 가진 현직에 있었다면, 남보다 더는 불리하지는 않았겠
지만, 어머니도 사업을 그만두고 나니, 부모의 직업란에 백수라고 쓸 밖에는 없
지 않은가?
대기업이라 하는 것이 소위 인맥을 중요시 하는 곳이어서, 저희들에게 쓸모없
는 가족구성원이라면, 우선 면접심사 대상에서 제외 되는가 보다.
어쩌다가 면접까지 간다 해도, 우리 딸아이는 얼굴에 칼 한 번 대지 않았고, 키
도 작은 편이어서 면접을 보면, 임원면접까지 가기는 하늘의 별따기 였다.
그런데, 요즈음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는 영화배우나 탈렌트를 뽑는지, 아니면
접대부를 뽑는지는 모르겠으나, 채용권자인 저희들 자식들은 얼마나 돈을 쳐 들여 뼈를 깎고, 살을 자르고 해서 보기 좋은 인물을 만들어 내는지는 모르겠지
만, 더구나 저희들이 무에 그리 높은 실력과 능력을 갖추었기에, 또 서류와 얼
굴만을 보고 얼마나 용한 관상쟁이 이기에 아무런 이유 없이 그 많은 잠재능력
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미역국을 먹이는지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다.
솔직히 한 번 얘기해보자.
소위 요 근래, 20년 전, 후하여 국가공무원이나 국영업체가 민영화나 공기업화
가 되어서, 그 시절 근무하던 인사들이 모두 시간이 흘러 연공서열에 의하여 임
원이나 중견사원이 되었는데, 그 들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인사들인가?
소위 내가 근무하던 곳도 대부분의 반 수이상은 그리 인재라고 할 만한 인력은
“아니올시다” 였다.
그런 그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젊은 지원자들의 면면을 어떻게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수 십대 일의 경쟁자들을 어떤 기준에서 취사선택을 하는지
나는 지금도 그것이 제일 궁금하다.
그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정말로 한심한 작태들을 알 수가 있다.
명백한 이유 없이, 자격미달도 아닌데 떨어진 젊은이들의 공통된 얘기는 당해
회사와 아무런 인맥이나 연고가 없으면 서류심사부터 제외되며, 면접이나 시험
을 본다 해도, 저희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것
이다. 아무리........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내 자식이 지원한 지방의 모 유수한 연구기관에서도 전공 필기시험을 보았는데
몇 가지 주관식 문제는 대학 4년 동안 한 번도, 교수님에게나 학우들 사이에서
보도 듣도 못한 그런 문제가 나왔었다 한다.
그런데, 수험생 중 한 녀석이 남들이 들으라는 듯 “내가 본 책에서 80% 이상
이 다 나왔다고 떠버리더란다”
거개의 수험생들은 너무 엉뚱한 문제에 답을 쓰지 못해 침울해 하고 있는데, 모
자란 놈인지, 너무 잘나서 그러는 놈인지가 그런 말을 하며 희희낙락하니,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다른 수험생들의 쑤근거림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
다.
요즈음 취업준비생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당해 회사에 다니는 자녀가 응시
를 하였다 해도, 그야말로 더 쎈, 더 강력한 빽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는 말이 당
연한 듯 통용되고 있다
.
이 말을 그냥 취업이 되지 않은 지원생들이 심술이 나서, 고춧가루 뿌리는 얘기
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해당되는 당사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일이다.
모든 채용에 있어서, 그 방법은 공정해야 하며 불편부당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소위 IMF 정국 이후에 들어와서는 그 도가 지나쳐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
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양극화 현상 해소니 뭐니 하면서 이런 것들부터 바로 잡아야, 그들의 주장과 정
당성이 인정이 될 터인데, 예전의 경우보다 더 하다는 것을 백수 6년차인 나도
느낄 수가 있다.
하다못해 이제는 공기업에도 그런 것을 감지할 수가 있다.
별 시답지 않은 작자들이 면접을 무슨 목욕탕에서 한다느니, 술집에서 한다느
니.......
이러한 인사들이 한다는 행동들이 신입사원의 업무 수행 능력과 잠재력을 파악
하는데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을 하는 것과 무슨 상관관계가 그렇게 높겠는가?
무릇, 신입사원이란 그 회사나 기관을 위하여 얼마나 장래에 기여할 수 있나를
되도록 정확히 판단하려고 노력하여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 아니겠나?
어디를 가나, 머리에 지식과 지혜가 아닌 쓸데없는 것만 잔뜩 들은 인사들 노는
꼴은, 튀기만 하면 제일이란 논리로, 모든 기업과 나라가 正道로 나가지 않고,
꼼수와 새치기와 불법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자기들의 이득만 챙기면 된
다는 “막가파”의 행동 강령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오늘, 내가 다니던 전직 직장에서 보내 온, 月刊 機關紙 기사에 기고한
어느 여기자의 글을 공감하면서 읽어 보았다.
졸업을 하자마자 소위 일류 대기업에 취업한 친구가 다음과 같은 고민을 털어
놓았다 한다.
입사 하자마자 두 달 동안 연수를 받는 내내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되는 법”을
교육 받으며, 오히려 창의성이란 것이 얼마나 진부하고 무의미한 지를 느꼈고,
수없이 외치는 구호에도, 신입사원에게 주어지는 모든 임무에도 “창의성”이란
세뇌에 전력투구를 하지만, 그 창의성이란 실체에 대해 피 교육자로서 갈수록
혼돈만을 느낀다는 것이다.
조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너도나도 톡톡 튀는 소위 창의성이 있다는 몇
가지 역할에만 몰려 아우성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표가 나는 일에는 신입사원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나서려 하고, 그 창
의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발표하려면, 말없이 그야말로 창의성을 가지
고 문제를 이해하고, 연구하고, 준비하고, 발표를 지원하는 인력들이 분명 다수
가 필요한데, 모두가 그런 과정은 싫어하고 앞으로 나서기만 좋아한다는 것이
다.
그렇다면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하여 창의성이 있는 프로젝트 수행이 진행될 수
가 있겠는가?
또 창의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몰아넣고 교육을 하고, 밤새 힘든 산행을 하고,
악을 쓰고 구호를 외친다고 될 일이겠는가? 허구에 지나지 않을 뿐이지.
그러한 발상들은 돌머리의 고위 간부나 임직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
가?
그런 돌머리(yes man)들이 또 돌머리(yes man)들을 뽑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입사원이 기업에 들어갈 때, 제출하는 학업성적표는 과연 그들이 컨닝이나
여러 명의 레포트를 짜깁기 하여, 원 작성자들 보다 좋은 학점을 받은 사람들도
적지 않을 터인데, 그러한 기업들이 부르짖는 진취적이고, 톡톡 튀는 창의성을
강조한 나머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적성검사 모범답안이 나돈다 던지, 면
접 시 모의고사나 예상 모법 답안을 돈으로 사며, 어떻게 대답해야 그들이 원하
는 대답을 할 수 있는가를 수험생들이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회사에 입사를 하기위해 그들이 필요한 자질과 잠재력을 기르려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청년실업을 면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
선 들어가기 위하여 그런 행동을 하게 됨은 불문가지가 아니겠는가?
차라리 신입사원을 뽑으려면 서류심사만 하지 말고, 필기시험 그리고 면접시험
과 관상을 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옛날에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했던.....
각각의 가중치를 정하여 그것도 5-6명 정도의 면접위원의 평균점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공정한 방법일 수 있다.
수험생들의 반응과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경청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니 지금 그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더 정확하
리라.
과연 그들은 지금 행하고 있는 채용의 방식이 정말 옳고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 하겠는가?
어줍잖은 임원이나 고위 간부들이 자기 세력집단 형성과 세력의 확장을 위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그리고 양심이나 기본적인 업무에 대한 사명감이 있는 인사들이라면, 이것이
모두 시대의 Trend이기 때문에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는 구실을 삼지 말고, 정
말 자기 회사를 위하여 어떠한 인재를 뽑을 것인가를, 신입직원 교육이란 도구
로 젊은 신입사원들의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괴롭히지 말고, 그들의 진취적이
고 신선한 젊음을 유용하게 회사를 위하여 활용하려면, 우선 자기들끼리 몇 날
몇 밤을 아까워하지 말고, 임직원들 스스로 토론하고 건실한 방식을 찾도록 노
력해야 할 것이다.
기초과학의 뒷받침 없이 무엇을 발명하고 발전시켜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인가?
그와 마찬가지로 전 신입사원을 어릿광대나 꼭두각시나 만들려 하지 말고, 차
분하게 최소한 3-4년의 훈련기간을 거쳐 견실하고 창의적인 일꾼으로 재창조
시켜야 할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토익점수가 뭐 그리 중요한가?
토익점수에 민감해 하지 말고, (토익점수 낮은 사원을 뽑으면 다른 기업에게 경
쟁력의 우위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또는 회사가 발전이 안 되고 외
국인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가? 우리의 젊은 시절에도 토익, 토플 등
그런 검증절차 없이도, 자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회화 공부를 하였다.) 실제로 필요한 부서의 사람만 영어 구사능
력을 검증하여 원어민과 대등한 능력을 길러주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왜 직접 필요하지도 않은 사원들에게까지 토익시험을 보게 하여, 외국으로 돈
을 유출시키는가?
한 사람이 그들이 원하는 점수를 얻기 위하여 수차례의 토익시험을 응시해야
하고, 그 응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와 기업은 알고나 있는가?
그러한 논리라면 토익 만점 받은 중학생을 채용하면 더욱 훌륭한 일이 아니겠
는가?
제발 무뇌아 들이 저지르는 잘못된 신입사원 채용방법은 지양하고, 무엇이 국
가를 위하고 회사를 위하는 길인지를 국가기관과 공기업, 그리고 대기업 이나
모든 기업의 채용담당자 들이 각자의 좋은 방안을 연구하고, 토론이나 공청회
를 통하여 국가적인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또 더구나 취업준비생들에
게 무익한 곳에 정신과 육체적, 경제적, 시간적 낭비를 하지 않는 좋은 채용방
법을 범국가적으로 수립하여 권고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직 근무자들은 신입사원보다 모두 유능하다고 자신할 수 없으면서, 왜 그렇
게 새로운 새싹들에게 정신적이 압박감을 주는가?
차라리 채용인원의 적정 배수를 뽑아, 1년간 근무를 평가한 후, 일정 인원만을
선별하여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국가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
가?
그렇다고 대규모 공기업과 대기업들이 대졸자들의 봉급을 계약직이라는 미명
하에 한 달에 200만 원도 되지 않는 급여를 지급하는 인건비 착취하지 말고, 적
어도 정직원의 70-80% 정도 지급하고 1년 후에 공정한 평가 후, 채용 약속 인
원만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 하다고 하겠다.
더 이상 신입사원 채용에 젊은 취업준비생들의 기를 죽이지 말고, 더 괴롭히지
도 말고,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채용제도를 전환하여 시행해 주기를
바란다.
어쨌던 젊은이들은 이 나라의 대들보이며, 희망이기에 귀중한 꽃을 기르듯이
잘 가꾸고 보살펴, 나라의 큰 재목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취업을 못한 대다수의 젊은 실업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내어
가슴을 펴고 큰 발자국을 내딛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끝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老子의 말씀
“自勝者强”이라는 말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자신을 이겨내는 강한 사람이 되라”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올해에는 희망하는 곳에 모두 취업이 되길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또 부모의 마음으로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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