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 통신-61: 길동이 집 페인트를 칠하고....>

sosoart 2007. 4. 3. 22:10

 

 

 

<동락재 통신-61: 길동이 집 페인트를 칠하고....>


어제 복돌이와 약속한 대로 길동이의 집은 다 지었는데, 밤에 페인트를 칠

할 수가 없어서, 오늘 페인트칠을 하였다.


지금까지는 모두 강아지들 목조주택의 본채를 흰색 일변도로 칠을 하였고,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덮었는데, 복순이의 지붕 색깔이 제일 마음에 들었

고, 나머지는 모두 약간 초록색을 띤 것인데, 여분의 슁글이 모두 그 한 가

지 색이어서, 마음에 썩 들지는 않지만 별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아스팔트 슁글 위에 페인트로 도색을 한다는 것도 우습고......


그래서 오늘 길동이의 집은 빨간 원색과 파란색으로 칠을 할까 하다가, 너

무 빨간색이면, 혹시 길동이가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흰

색을 섞어 핑크 빛과 파란 짙은 하늘색의 two tone으로 칠을 하였는데, 칠하

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색으로 調色을 하려 했는데, 마침 파랑, 노

랑색깔 들이 모두 다 떨어져서 그냥 쓰기로 했지만, 색깔이 너무 촌스러워

서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에 페인트를 몇 가지 색을 더 구입할 때에, 다시금 칠을 해야 할 것 같

다.

명색이 그림을 그리고 목공예를 한다는 사람이 잘 지은,  길동이의 집 색깔

때문에, 강아지의 고급 전원 목조주택(?)의 값어치가 형편이 없다면 좋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강아지의 집 도색과 거실 창 옆에 놓은 동그랗고 커다란 식탁 겸 차와 커피

를  마시는 테이블도 이번에 같이 페인트칠을 하였다.


이 탁자는 티크색의 알콜 스테인으로 채색을 하고, 랙커 칠을 하였는데, 아

무래도 오일 스테인을 사용하지 않아, 수분에 내구성이 없고, 색깔이 우중

충한 것 같기에, 음식을 먹는 식탁의 색깔과 그릇의 형태와 색깔에 따라 음

식의 맛도 많이 달라진다는 아내의 적극적인 주장에 따라 밝은 상판은 노란

색으로, 둥근 지지대와 아래 원형의 받침은 주황색 계통의 색으로 도색을

다시 하였다.


기실 목공예가라면 페인트를 사용할 일은 없지만, 나의 경우에는 마당에 목

조형물을 많이 설치하고, 보는 즐거움을 느끼기에 비와 습기에 내구성이 강

한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어, 몇 가지 기본 원색과 흑, 백의 색깔만

을 구비하여, 필요한 색을 調色하여 쓰기에, 많은 종류의 색깔을 구입하지

않음은 물론, 작은 양의 페인트만 구입해서 쓰기에, 간혹 페인트의 색을 선

택할 때에는 애로가 많다.

 

어쨋던, 오후 3시까지 페인트 작업을 마치고, 뒷산에 올랐다.


아침에 우리 마당에 심은  두릅을 보니 어제보다 또 순이 많이 올라왔으니,

또 한 번 뒷산에 올라가 보자고 아내가 독촉을 하기에 잠시 확인을 하러 올

라갔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무리 날이 좋고, 전날 비가 왔다고 치더라도 그렇게 두릅의 순이 하루 사

이에 크지는 않는다.


다만 고사리나 나물의 경우에는 비가 하루 오고 나면, 금방 잎과 줄기가 쑥

쑥 커버린다.

자연의 생성과 생장원리는 아무리 보아도 신비, 그 자체라고 할 것이다.

그러니 어찌 경이롭지 아니하겠는가?


전에 발견한 토종 자연산 가시오가피의 순을 내일을 따러 갈까 한다.

마당에 심은 가시오가피는 몇 해 전에 토종의 나무를 구입해 심었지만, 잘

자라지를 않는데, 산에서 발견한 가시오가피는 키가 2미터를 훨씬 넘고, 굵

기 또한 직경이 5 cm가 다 된,  귀한 나무라고 보면 된다.


내일은 그러고 보니 참 할 일이 많다.


오전 일찍 지방 산림청에 들려서 4월 한 달 2주 동안 이곳의 “숲 해설가”에

게  주어진  임무수행 상황을 기록한 “숲 해설가 활동기록부”를 제출하고,

확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임무가 있으면 부여 받고, 또한 활동비 또한 신청이 되는 날

이기도 한 것 같다.

아직은 처음이니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읍내에 나가는 길에 전기료도 은행에 지로납부기를 통해 납부도 하

고, 아내와 몇 가지 장도 좀 보고,


돌아와서는 동쪽 비탈위의 밭에 고추농사를 위한 퇴비도 뿌리고 밭고랑도

정리를 해야 한다.

뒷마당에 묻어놓은 무짠지 항아리도 파내어, 짠지를 김치통에 옮겨 놓고,

김치냉장고에 넣어 여름 내내 먹고, 더러는 언니나 동생들에게 나누어 주겠

다고 한다.


기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면, 우리가 먹는 양은 얼마 되지 않고 반 이상은

남에게 주는 것이 통례이다.

그래도 받는 사람은 그야말로 무공해, 웰빙 먹을거리이니 얼마나 좋겠는

가?


강아지 오브제 작업을 위하여 재단해 놓은 나무를 아직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고, 벽걸이 단청의 채색도 아직 하지 못했다.


아무튼 봄엔 농사일로 어지간히 바쁘다.  이렇게 조그만 텃밭의 일도 바쁜

데, 농업을 전업으로 하는 농부들이야 얼마나 바쁘고 힘이 들겠는가?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딸아이가 3일간의 연휴를 맞아, 서울의 직장에서 퇴

근을 하자마자 오랜만에 이곳으로 온다고 하니, 모처럼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물론, 아들은 제 공부 때문에 오지 못하니, 아쉽긴 하지만, 빨리 노력한 좋

은 결과가 나오기를 마음속으로 致誠을 들이고 있다.


잘 되겠지........  이렇게 긍정적이며 밝은 마음으로 아들에게 깊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고단한 하루였다.


해질 무렵에는 앞마당에 상추씨를 뿌리기 위해 밭고랑을 만들고, 씨 뿌리고

물을 주고 오늘의 작업을 마쳤다.


길동이의 집은 아직 페인트 냄새가 나서 길동이가 집 안에 들어가기를 꺼린

다.

오늘도 복돌이에게 양보를 하라고 하려다가, 이틀을 이슬 맞으며 자라고 하

기엔 너무 안됐어서, 오늘은 제 집에서 편하게 자라고 했지만,

길동이가 잠을 잘 자려는지.....?


안그래도 지금 이 녀석이 밖에서 칭얼댄다.  아주 가엾은 울음소리로 나를

불러댄다.


작업장 안으로 데려올 때 넣어 온 쇠창살 우리에 넣어 오늘 밤을 춥지 않게

자라고 해야 겠다.

박에 나가기가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린 녀석을 이슬을 맞힐 수는 없지

않겠나?


산촌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해양 할 일도 많고, 해 놓은 작업도 없이 시간만

간다.

내일도 어차피 목공예 작업은 또 못할 것 같다.

집사람이 서울엘 올라가면, 농사일에 잠시 손을 놓으니, 그때에나 또 작업

에 피치를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