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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79: 쑥부쟁이와 루드베키아를 바라보며

sosoart 2007. 4. 7. 15:39

야생화 쑥부쟁이


마로니에.  홍천의 삼마치라는 곳에, 도로가 확장 신설되면서 구도로변에 "JC공원"이라는 휴식공간이 조성되었다가 버려져 있었다.

지자체 이후로 이렇게 공공시설로 돈을 들여 이러한 시설이나 건물을 만들어 놓고 버리는 사례가 어디 한,둘 이겠나?  

심지어는 기공식만 해 놓고 소위 지방 유지라는 자들 사진 한 장 박아 놓고, 버리는 시설과 돈이 마냥 버려지는 이 나라의 지방자치의 현실아닌가?

 

어쨌던, 이런 강원도의 외진 곳에도 노래의 가사에도 나와있는 "마로니에"라는 나무가 서있어 신기했다.

   

 

마로니에의 열매이다.  꼭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의 구조와 같았다.

겉에 껍질이 있고, 그 속에는 단단한 외피, 그 다음에는 열매.   그런데, 이 마로니에 속 열매는 생긴 것이 꼭 밤톨을 닮았다.

 

 

루드베키아


이름모를 들꽃들이 여기 저기에서 많이 피어나고 있었다.

체계적인 들꽃탐사도 해 볼만할 것같다.  한가지 어려운   것은, 몇 권씩이나 되는 두꺼운 식물도감을 휴대하고 다니기가 쉽지않아 혼자서 독학(?)하는 탐사자의 애로사항이 아닌가 싶다.

 

 

<동락재 통신-79>                  (06.9.21)



지난 한 달 동안 특별히 어떤 일을 하려고 했거나, 또 무엇을 이루어 놓은

것 없이 시간만 훌쩍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습기가 많은 계절이어서 본격적인 목가구의 제작이나 목공예 작품의 제작

에는 공을 들이지 못했고, 이번에 본격적으로 처음 시작해 보는 “민박”일

에 이런 저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채소를 가꾸고 걷어 들이고, 또 새

로운 씨앗을 심고 하다보니, 잡글을 쓸 시간도 없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추는 한 여름을 지나면서 빨갛게 익어가니, 우선 익은 고추를 따서 햇

볕에 말리는 일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는  것은 몇 년을 겪어봐서 아는 일

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고추를 떠서 말리면서, 그 힘든 마음을 애꿎은 아내에게

푸념을 하기도 했는데, 올해에는 아내에게서 다짐을 받아 냈습니다.


내년부터는 고추를 말리지 않고, 남이 말린 것을 사다가 먹기로 말입니

다.


기실 이 고추를 말리는 일은 너무도 사람의 품을 필요로 하면서도, 얼마

남지도 않은 머리털이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줍니다.


남과 같이 농사를 많이 짓는 사람이라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그 안에다

고추를 따와서 2-3일 정도 꺼먼 비닐이나 천을 덮어 고추를 삭힌 다음,

그 비닐을 걷어 내고 그 상태로 그대로 말리면 덜 힘이 들겠으나,


우리처럼 농사를 전문적으로 짓는 것도 아니고, 텃밭이 따로 없으니 비닐

하우스를 만들지 않고, 두어 평 정도 밖에 안되는 조그만 자작 철제 비닐하

우스와 땅바닥에 널어서 말리려 하니, 비가 오려는 것은 아닌가? 하늘의

기분과 눈치(?)를 놓지지 않고 봐야하며, 또 그 때문에 외출도 자유롭게

못하는 것은 물론 이려니와,


말이 그렇지 멍석 크기와 같은 꺼먼 모기장같이 생긴 건조용 자리에 고추

를 널어놓고, 햇볕이 비추는 곳으로 하루에도 2-3번씩 옮겨야 하고, 잠깐

소나기나 비 오는 것을 놓치면, 며칠씩 말린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니,

정말,  태양초를 먹겠다고 고추를 말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해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장에 나와 있는 기계로 건조된 고추도 그 품이 여간 힘이 든 것

은 아니지만, 더구나 시종 햇볕에 말린 진짜의 태양초는 아무리 높은 값

을 받아도 비싼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저 무심코 농민이 가꾸어 내다 파는 각종 농산물이 비

싸네, 품질이 어떠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싼 농산물이 어디 있으랴 싶습니다.


여름엔 하루의 농사일이 새벽 해 뜰 무렵부터 시작이 됩니다.

낮엔 너무 더우니, 일찍 시작을 하고 한낮엔 어쩔 수 없이 햇볕을 피해 쉴

수 밖에 없기에, 농촌의 아침은 그렇게 일찍 시작을 하는 것이지요.


도시에선 밤 늦게까지 이런 저런 일로 하루의 일과를 보내지만, 새벽부터

고된 농사일을 하는 농사꾼은 일찍 자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이제 젊은 인력들은 정말 보기가 힘들고, 젊다고 해야 60대 후반,

70대 초반의 노인들이니,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대부

분의 농촌인력은 이런 연령대의 노인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우리의 현

실입니다.


농촌과 산촌에서 6년째 생활을 하다 보니, 농촌의 현실을 조금은 알게 되

고, 도시에 나간 대부분 사람들의 부모들은 평생을 농촌에서 힘든 일로

생을 마감하게 되니, 과연 이분들은 누구를 위하여 일생을 왜 이렇게 허

망하고 바보처럼 살아가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가끔 마을 잔치에서나 푸념삼아 타령조의 노래를 부르는 농촌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신세한탄조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타령을 할 적

에는 보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같이 가는 세월을 서러워하게 마련

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허리 한 번 편하게 펴서 하늘을 보지 못했

는데, 도시에 나간 자식들이 잘되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농촌에서 사는

것만 같지 못할 때에는 그 가슴이야 얼마나 시리겠습니까?


더구나 힘든 농사일에 벗어나지 못하고 꼬부라진 허리 반듯하게 펴고 관

광 한 번 편하게 다녀오지 못하고, 맛난 음식 한 번 마음놓고 먹지 못하

고, 계절마다 농사지은 농산물 바리바리 자식새끼들 거둬 먹인다 한들,

제 몸 귀한 것만 알았지, 제 부모 곤한 마음 헤아려주거나 지친 몸을 어디 어루만져 주기라도 합

디까?


저희들 잘 못되면, 그나마 시골 부모 가지고 있는 논, 밭뛔기 팔아 뺏어먹

으려고 혈안들이 되어 있으니.....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보소! 농촌에 부모님 살아 계시는 도시에 사는 사람님들,

내 말좀 들어보소.


당신들 부모님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데, 술 한 잔 덜 마시고, 옷 한

벌 덜 걸치고, 그 돈으로 부모님 한 번들 예고 없이 찾아보시오.

얼마나 좋아들 하시겠소?


살아생전 효도는 못할망정, 가끔은 고기 한 근, 과자 한 봉지 사들고 부모

님들 찾아보소.


이제 가면 다시는 못 오실 내 엄마, 아버지가 아니겠소?


부모에게 잘 못하면 반드시 자식에게 그 이상의 홀대를 당하게 마련이 아

니겠소?


주제넘게 또 한마디 지껄여 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농사와는 먼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바로 얼마 전까지

서울토박이로 생활해 왔기에, 왜 농촌의 젊은이들이 서울로 도시로 나가지 못

해서 안달을 하는지 실감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물론 어촌이나 산촌도 마찬가

지이겠지만 말입니다-  자기의 부모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힘

만 들었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초등학교만 마치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시로 서울로 가려고하며, 탈출을 시도하게 마련입니다.

단순히 농사일이 힘들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가 되겠지요.


물론 그렇게 농촌을 떠나 도시나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높은

소득을 올리지도 못하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만, 10살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시로 서울로 가기위해 안간

힘을 쓰는 것이 우리 농촌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므로 해서 농촌의 공동화가 되고, 농어촌에서는 갓난아이의 울음소리

를 들을 수 없음은 물론, 마을에서 어린아이들을 보기가 힘들게 되어버린

것이 한, 두해 전의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소위 정치를 한다는 자들이 농촌이 어렵네, 지원을 하여야 합네 하며, 헛

소리를 지껄이고들 있지만, 근래에 진정한 도농 간의 단절을 막기 위한

정책을 펴는 인사들은 아직까지 보질 못했습니다.


저희들이 농촌에서 직접 살아봐야 알텐데, 선거 공약이나 걸고 말로만 떠

들어 대는 lip service 만 잘하면 무엇이 되겠냐는 말이지요.


어린아이와 청소년, 그리고 그의 부모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순도

순. 농사지으며, 학교 다니며 살아가는 그런 농촌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

니까?


농촌사람이 도시에 간다고 생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닌데, 그 인력들이 자

기의 고향에서 농사도 지으며,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그런 정부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한 어려운 정책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더구나 아니며, 하루 아침

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올바른 정책을 입안하여 인기에만 영합하

지 않는 꾸준한 실천력으로 추진해가는 이념과 실력을 갖춘 정권이 나타

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옛날에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도 있었고, 그 때에는 도농

의 구분 없이, 오로지 모든 국민이 합심 단결하여 잘 살아보자고 몸과 마

음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오죽하면 그 옛날 박정희 대통령이 외화를 벌기위해 서독으로 광부와 간

호원을 싼값에 팔다시피 돈벌이를 위해 파견하였고, 박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했을  때에 그 광부와 간호원들을 만나, 대통령 부부가 그들의 손을 잡고

같이 울었던 그때의 그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며, 그러한 우리의 대통

령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대통령이 외화를 벌기위해, 고생길에 자신의 국민들을 내보내고, 수만리

의 타국에서 그 돈 없는 국가의 서러움을 국가의 원수와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 그리고 수행한 각료들과 그 광부와 간호원들이 서로 부둥켜 앉고

소리 내어 울면서, 독한 마음을 먹고, 우리도 잘 살날이 있을 것이라는 신

념하에 온 국민이 모두 불철주야 노력하여 오늘의 이만큼의 부를 만들었던 것 아닙니까?


그러한 대통령과, 똑똑하고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들과 더불어 함께

노력했던 그 옛사람들은 가고, 지금은 국민을 버러지로 알고, 저만이 잘

난 인간이라고 날뛰는 안하무인의 개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나라의 운이 다 된 것이나 아닌지, 정말 걱정이 큽니다.

제 나라의 국민은 너무 어렵게 목숨을 지탱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피땀

흘려 쌓아온 국가의 부를 제멋대로 북한 김정일이에게 퍼부어주는 그런

놈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할 것입니다.


노름공화국. 썪어빠진 머리통으로 잔머리나 굴리는 노무현의 청와대와 지당대신들.

반사이익만 노리고 별다른 대안없이 그것을 즐기고 있는 제1야당의 정신

빠진 자들.


부자를 부도덕한 적대자로만 몰아가지 말고, 그들 스스로 나라를 위해 기

여할 길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유능한 대통령이 할 일입니다.


부자들이 제 돈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고 내 놓을 수 있는 명분과 그에 걸

맞는 성취감을 느끼도록 부추켜주고, 추켜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관행화 될 때에 부자도 나라를 위해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

을 가질 것이고, 더 보람을 갖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여야 모두가 어울려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는 싹수가 보이는 것이지요. 


즉, 국민을 좌,우로 부와 빈으로 양분하지 말고 어떻게든 단합하고 어울

어진 국가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제일 첫 번째 덕

목이자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명품이다 해외여행이다 하여 얼빠진 벼락부자들도 그들의 돈을 좋은 곳에

쓸 수 있도록 유인하고, 또 그렇게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칭찬을 해주고

부러워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가?  정말 걱정입니다.


“아이고! 하나님(Jesus Christ가 아닌....) 이제는 정말로 우리나라를 버

리시려는 겁니까?”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하늘이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주기를 학수고대 합니다.

국민을 거지 발싸개 만큼도 여기지 않는 자들은 희희낙락하고....

하늘은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다고 했는데, 그들을 뽑은 것은 국민이고

또 그 댓가를 치루는 것 또한 국민이므로, 다음부터는 제발 냉정한 판단

을 가진 현명한 국민이 되어 진정한 일꾼을 뽑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런 얘기는 해봤자, 메아리도 없는 허망한 얘기이지만, 하도 답답하여

오죽하면 이런 산골의 무지랭이가 한 마디 했습니다.


다시는 또 하고 싶지 않은 얘기입니다.


어느 시인의 시를 옮겨 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인생의 변두리

시가 가끔 찾아 주는 곳


참나무 소나무 머루 다래

싸리꽃이 총총히 피어 있는

참나무 숲

당신도 한 번은 찾아 줄 수 있는 곳이다


사람이 그리워지는 곳

십 리 이십 리 삼십 리 뜸뜸이 떨어져서

아침을 기다리는 곳


울타리 나직이 불을 피고

밤을 새워서도 이야기가 남는 곳이다


세상을 걷고 떠나는 사람이

하늘로 직행을 하는 곳


살아 있는 사람의 목소리보다

죽은 사람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곳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인생 변두리

하늘에 가장 가까운 자리


밤과 낮이 소곤소곤

헤어지다 만나곤 하는 곳이다


  

다시금 가을이 옆으로 닥아 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모든 것에 또 열심히 전력투구를 하여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