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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 등산로10- 수타사코스 4

sosoart 2007. 4. 25. 22:48

 

오늘의 코스는 수타사 용담 앞 등산로 입구에서 삼형제 소나무봉을 거쳐 약수봉으로 오르는 코스이다.

이정표에는 약수봉 정상까지 2.3 Km라고 적혀있다.

 

 

이 용담 앞의 약수봉 등산로 입구의 수타계곡은 경치가 좋아 나는 이 곳을 볼때마다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으면 마치 무슨 중요한 보물을 잃는 것처럼 아까운 마음이 들어  같은 경치라 해도  매번 카메라에 담아 둔다.

다시 한가한 날이 오면 캔버스와 화구를 챙겨와 그림으로  담아두겠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이 계곡을 이루는 바위와 물과 나무들의 아름다운 조화는 가히 내설악의 십이선녀탕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나는 그것이 이 수타계곡을 따라 양 옆에 서있는 소나무가 주는 매력이 아닌가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만큼 우리의 소나무는 동, 서양화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화재(畵材)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군데 군데 옛날 밭을 일구던 화전터의 흔적과 화전민들의 집터를 지날 때엔 두릅나무나 달래 밭, 그리고 취나물이 자생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산자락을 지나 어느 정도 오르면 구불구불 하기도 하고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의연히 서있는 오솔길을 지난다.

소나무가 이렇듯 쓰러져 가는 바위를 밀어 지탱하기도 하며,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은 있다 할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부축여 주며 자연을 이루는 그 공존의 이유를 잠시 생각케 해주는 사색의 시간도 우리에겐 고맙고도 고마운 시간이 아니겠는가?

산을 오르면 고요와 적막이 잔잔하게 깔려있는 이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소나무와 소나무의 잎들이 산을 가린다 한들 우리에게 답답함이 아닌 초록의 자연의 정기가 어린 그러한 내음과 향을 보내주지 않던가?

 

 

이러구러, 어제의 동굴약수가 있는 이정표를 지나 조금 올라오면 서있는 이 이정표에 닿았다.

 

 

이 깨끗하고 썩지않는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어느 사람은 이 무거운 쇠로 만든 기둥을 매고 이 산을 올라왔을 터이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를 생각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기 위하여 몇 몇 사람은 아주 많은 수고를 하였으리라.

 

 

이제부터는 삼형제 소나무 바위까지는 떡갈나무, 참나무 숲이다.  더러 더러 소나무들이 "나 여기 있소!"하고 점잖게 있을 뿐, 이 잡목들이 서로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삼형제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약수봉까지는 약 1 Km.

 

 

삼형제 소나무의 우애를 나타내기에는 사진 기술이 "영 아니올시다"이다.

 

 

아니, 카메라가 고급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기실 젊은 시절엔 사진을 찍는다고 몇 년간은 미쳐 있었지만, 지금처럼 여건이 좋을 때가 아니어서 가난한 나는 그렇게 부자들의 놀음의 흉내를 오랫동안 낼 수는 없었다.

그 비싸디 비싼 카메라와 장비, 그 많은 필름과 인화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스스로 중도에서 포기를 하고 실용과 실리를 추구하는 범위 내에서의 취미를 즐기게 되었고, 더구나 백수가 된 늙음의 문턱에서는 싸구려 디지틀카메라로 젊을 적에 하지 못했던 양으로만 즐기고 있다.

작품성이라든가 그림의 질은 나의 미술적 감각과 눈에 의지하여 카바를 하고 있지만 역시 좋은 장비에는 따를 수가 없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떡갈나무의 멋대가리 없는 길쭉한 몸체에 견주면 소나무는 귀족의 화려한 차림새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 화려함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배어 있다.  옆에 가지런히 서서 환하게 피어나는

진달래 꽃은 마치 기녀들의 요염한 자태처럼 자극적으로 눈길을 끈다.

 

 

수평으로 뻗어가는 이 소나무의 가지는 사나이의 굳은 의지의 표상처럼 단호하다.

난 이렇게 수평으로 뻗어난 가지와 그 가지 끝에 얹혀있는 솔잎의 아름다운 기상에 은근히 환호하는 편이다.  이런 곳에 있는 진달래는 금상첨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소나무와 바위는 태생적으로나 숙명적으로나 밀접한 관계에 있나보다.

 

 

소나무는 바위를 거부하지 않고 밀쳐내지 않고 그대로 감싸며, 자기 신체가 발육하지 못하는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바위를 안고 자란다.

 

 

아름다운 동행일까? 아니면 거룩한 포옹일까?

 

 

봄을 맞은 소나무의 잎은 연푸르다.  날이 지날수록 검푸르게 변하여 가겠지만, 지금의 솔잎 색깔은 사랑스럽도록 곱다. 그리고 부드럽다.

 

 

약수봉이 지척이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탁 트여진다.

 

 

 

산이 얕으니 호연지기는 아니라도 겨우내 작았졌던 가슴이 시원하다.

 

 

구불구불 굽이 따라 흐르는 물길이 자연스럽다.  물길 가는대로, 높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흐르는 순리대로 그냥 따라가는 그 마음(川心)이 평화롭다.

 

 

이 진달래는 며칠 후면 시들어 스스로 혹은  바람에 날려 흙으로 떨어지면 그 것을 거름으로 자신의 잎을 널리 피우리니......

 

 

이 소나무는 젊은 아가씨 소나무일까?  마음껏 제 육신의 곡선을 뽐내고 있다.  게다가 잎으로 치장한 저 치렁치렁한 머리결 같은 솔잎이 육감적으로 느껴진다.

 

 

 

이 소나무는 청년의 가슴처럼 호기를 내뿜으며 기상을 뽐내는 듯하다.

 

 

오솔길의 정취에 흠뻑 젖으며 어느덧 정상에 올랐다.  여기서 공작산 정상까지는 수리봉을 지나서 또 한참을 올라가야 하지만 오늘은 약수봉 정상에서 홍천을 조망하며 내려가려 한다.

 

 

노약자의 경우는 수타사에서 이 약수봉 정상까지만 산행을 하면 적당할 듯 하다.

산이 좋다한들 나이를 먹어서는 자신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을 즐기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누구와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늙은 나이에 몸 자랑할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는가?

 

 

약수봉 정상에서도 구성포쪽의 동서고속도로 공사 현장이 보인다.

저 고속도로가 완공이 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2시간 정도의 거리라 하니, 강원도의 주민들도 이제 겨우 정부의 혜택을 받게 되는가 보다. 강원도는 주민의 수, 그러니까 선거권자의 숫자가 적어 정치하는 자들에게 냉대를 받는 곳이 아닌가?

 

 

저 산 가운데 보이는 곳은 무슨 노인 요양원이다.  굴운 저수지 상류에서 한 참을 올라오면 이 요양원과 이 지역 국회의원 누구인가가 하는 생수공장이 있다.

그 요양원 앞 길부터는 임도(林道)로서 꾸불꾸불 털렁털렁 4륜구동차를 타고 10여분 이상을 올라가면 이 약수봉을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이 지점은 수리봉과 공작산 정상 방향 또 약수봉 방향의 등산로 기점이 되는 곳이다.  그 길을 따라 10여분 내려가면 동면 신봉리의 동봉사라는 대처승이 틈만 나면 마이산의 탑을 모방하여 돌탑을 쌓은 절이 나오고, 절에서 약 1Km 정도 내려온 별장이 있는 계곡에서 부터는 수타사 계곡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곳은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