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8봉의 모든 식구들과 이별을 해야하는 시간으로 와 있다.
무심한 듯, 그리움인듯, 안 보듯 정감에 겨워 바라보는 소나무와도 억겁에 비하면 잠시 수유의 안녕을 고하여야 한다.
저 아득한 강물과도,
제 몸매를 뽐내는 이 나뭇가지와도
무뚝뚝한 이 암벽의 바위와도
다음 날, 아니면 이 다음 날
다시 와서 지난 이야기 나누자듯,
마음으로 약속을 한다. 저 소나무의 아픈 발을 감싸주지 못하고
예쁘게 생긴 소나무에 대한 추억만을 안으며,
이 바위와
이 나무와
이 요염한 자태와도
헤어짐의 예절을 정리하며
이 밧줄에 얽힌 비탈길로 내려선다.
이 내리막 길에도 철판으로 만든 발판이 있다. 옆에는 밧줄이 있으니 꼭 잡고 내려가는 것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다.
언제 다시 와서 또 볼 수 있겠지만, 언제라고 약속할 수 없는 첫사랑과의 만남처럼
결코 인연의 끈을 끊지 않으며 하산길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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