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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113: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디자이너 “앙드레 김”

sosoart 2007. 8. 28. 23:06


공방의 휴게실에 손수 만든 장에 공예의 소품을 전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공방의 3면을 거실장으로 채우고 전시작품을 선별 중이다.



 

<동락재 통신-113: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디자이너 “앙드레 김”>    07. 8. 28 


사람이 잘못 늙어 가면 소위 노빠들이 말하는 수구, 꼴통이 될 수가 있다.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상이 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변화되어 감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아, 옛날이여! 하면서 흘러간 노래만을 부르며 오로지 추억만을 위로삼아 남은 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구, 꼴통”이라 표현 한 것은 노빠들이 얘기하는 저희들 비위에 맞지 않으면 수구, 꼴통으로 몰아붙이는 그런 것이 아닌 오로지 노인  특유의 외골수 고집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가는 문화의 과정을 부정 일변도의 인식을 가지고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일반적인 현상을 얘기하는 것 뿐이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패션계의 신화로 지칭되는 “앙드레 김”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특유의 발음 구사로 戱畵化되기도 했던 그가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이라는 것은 알았었지만, 70이 넘은 이가 아직도  패션 디자인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그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는 데에 새삼 놀랐다.


더욱이 자기의 이름을 브랜드로 하여 관련 상품의 연간 매출이 1000억 가까이 끌어 올린 사업가이기도 하면서, 연간 20회 넘는 국내외 패션쇼를 펼치는 그의 정력과 활기 넘치는 활동을 보면서 존경심까지도 들게 된다.


내가 알기로는 화려한 학력의 소유자도 아니기 때문에 더구나 패션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을 터인데, 우리나라 패션계에서 1인자로 칭하여 질 정도인 그라면 최고를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면 되지 않을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무릇 신문이나 일반대중 매스컴의 기사는 일과성 흥미 외엔 그다지 신뢰를 갖지 않는 편이지만, 그도 지극히 전통과 도덕을 중시하며, 그의 패션모델로 박해미라는 연극배우는 쓰지 않는다는 말에 지극히 동감을 하였다.


나 역시 그 당돌하고 시끄럽고 혼란스런 그런 류의 여자들은 좋아하지 않기에, 앙드레 김 이라는 디자이너는, 아니 역시 제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다른 점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앙드레 김이라는 디자이너는 나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은 사람이었고,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기에 나쁘게 말하면 그를 폄하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기의 주장은 역시 확고히 하고 그 가치관에 따라 실천하는 그의 실생활을 존중하는 마음까지 갖게 되었다.


시쳇말로 요즘 뜨는 여자를 자기 패션 쇼의 모델로 쓰면 그만한 가치는 돌아 올 법한데, 자신의 독자적인 가치판단의 기준에 비껴가는 여자는 쓰지 않는다는 그의 단호함에 그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남성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사람은 자기 편향적 사고로 평가하면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 이가 또한 앙드레 김이라는 디자이너이기에, 그에게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莊子의  物無非彼 物無非是  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긴다.

“무릇 사물에는 저것이 아닌 것도 없고

이것이 아닌 것도 없느니라“  


비록 그의 말하는 모습은 우수꽝스러울지는 몰라도, 그가 양자를 들인 것이라든지 주관을 가지고 돈 몇 푼에 생각을 바꾸지 않는 선비와 같은 정신을 소유하고 있음에 잠시 고개를 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