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다헌정담(茶軒情譚)-일상의 談論

어느 네티즌이 보낸 자신이 제작한 탁상달력 선물을 받으며

sosoart 2008. 2. 12. 00:54

 

어느 네티즌이 보낸 자신이 제작한 탁상달력 선물을 받으며


000님께,


뜻밖의 선물 고맙습니다.

어떻게 저의 이름을 아셨는지 궁금하군요.

사이버 공간에 저의 이름을 흘리고 다닌 기억은 없는데, 다소 의외여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한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마음의 선물을 보내주신데 대해 고맙기도 합니다.


강원도의 寒村 산골짜기에서 살다보면 고적함만이 함께 하기에 뜻밖의 나그네들의 방문이나 서신 그리고 가끔은 인터넷 세상에서 저의 글이나 블로그를 보고 자신의 문집이나 작품들을 보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다지 외롭지는 않습니다.


다시 한 번 000님의 호의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횡성에 미래의 터전을 장만하셨다니 앞으로 시골에 사는 법, 특히 폐쇄적이고 타지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조금도 보이지 않는 강원도의 사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법에 대하여 미리 공부를 많이 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강원도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경계하고 쉽게 다가서지 않는 점은 다른 지방사람 못지않다는 것만은 상식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8년째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아직도 내 동네, 내 이웃 같은 마음은 없습니다.

문화적, 교육적 생활수준이 판이하므로 그들 속에 동화 된다기보다 그 이질적인 인적, 환경적 차이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그들을 무시하지 않고 그들에게 고립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도시의 사람들에겐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지만 전원이나 산촌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려면 그만한 수업료나 댓가는 치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혹여 자그만 보탬이 될 조언이라도 요청하신다면 사양은 하지 않겠습니다.


先行者 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 낭비가 되지 않도록 경험을 나누어 드릴 용의는 있으니, 필요하다면 말씀하십시오.


단, 시골생활은 낭만이 아닌 부지런함과 끊임없는 몸의 움직임이 따라야 하며 반드시 외로움과 허허로운 시간을 메꾸어 갈 준비된 자신의 작업(취미, 주거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선이나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DIY 능력, 집필이나 음악, 미술 등 정신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자신의 일 등)대상이 있어야 정신적으로 피폐하지 않고 건강한 전원생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저의 경험으로는 전원생활과 귀촌, 귀농과 관련한  인터넷 카페가 전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Daum의 모 카페에 한 5-6년 전에 “동락재통신”을 연재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좋은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만 소위 무뇌아들의 집단인 일부 386 아해들의 악성 댓글로 인하여 “동락재통신”의 내용에 공감하는  동조자들과의 의견충돌이 빈번하게 되어 더 이상 카페에 불협화음의 원인제공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진 탈퇴를 하였습니다.


동락재통신의 1일 조회자 수가 2-3백명 정도였는데, 그들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그간에 올렸던  “동락재통신”은 모두 삭제를 하였습니다.


그 카페에는 일부 무지하고 무식, 무교양한 조금은 돈 좀 있다하는 사, 오십대의 건방기가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目不忍見이긴 하지만 세상의 어느 곳에서든지 그런 종자의 인간들은 있기 마련이니까, 취사선택하여 좋은 것을 취하면 되는 것이리라 생각이 됩니다. 

   

초면에 쓸데없는 말을 나열하였군요. 나이는 初老의 나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성깔은 괄괄해서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65세 정년이 보장된 그 좋은(?)직장을 8년 전에 버리고, 서울도 버리고, 좋은 사람들도 다 버리고 이런 깡촌 산골짜기 밑자락에 살고 있나봅니다.


손수 제작한 탁상달력 고맙습니다.

범상치 않은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군요. 더욱 발전시켜 풍부한 인생 누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