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통신 134: 메일친구를 기다리며....... (2010. 1. 29. 금)

sosoart 2010. 1. 29. 23:35

 

 지난번 대설 때의 눈이 동락재의 으뜸 올빼미의 머리에 소복히 쌓여있다.

 

여의주를 문 용(대관령박물관전시 목조각품 )

 

동락재통신 134: 메일친구를 기다리며.... (2010. 1. 29. 금)

 

작년 1월에 강원도 횡성의 숲체원이라는 곳에서 숲해설가의 일을 시작하다가 11월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숲해설가의 일을 정리하고 다시금 본연의 목공예가의 작업을 하기 위해 이것 저것, 또 마음의 준비를 하느라 백수의 몸이지만 조금은 분주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년 12월, 올해 1월 달도 거의 다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지난 일 년 청태산 숲체원에서 숲해설가의 일은 맑고 고운 자연의 숲 속에서 욕심 없는 온갖 자연물과 생물-식물, 곤충이나 산짐승 등 땅 위에 뿌리를 내리거나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존재물과 생명체와 정신적 교감을 나누며 진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느끼고 배울 수 있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더구나 허리의 수술 등 두 번에 걸친 수술과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무리한 등산으로 무릎이 고장 났던 것을 1년간의 숲속 생활을 통하여 많이 회복되었다는 것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숲속에서 만났던 적지 않은 지적,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가진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남녀노소 장애우들과 하나가 되어 숲을 안내하고 조금이나마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같이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늙으막에 찾아온 행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 역시 철밥통 같은 소위 좋은 직장을 걷어차고 나온 이후 한 길 평생을 쏟아온 직장 밖 복마전 같은 세상에서 많은 시련과 고초를 겪으며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생각하고 즐거움은 없이 도피와 은둔의 시간과 나만의 공간만을 꾀하여 왔지만, 숲에서 만나는 순간이라도 모든 사람들은 착하고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인간에게 관심과 사랑의 마음을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사회를 이루고 이끌어가는 여러 계층과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숲이 포용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주고 나누면서 내가 가진 것이 비록 미약하지만 서로를 나눌 때 倍加(배가)됨을 느끼고, 실천을 한 것이 또한 늙으막의 뜻있는 소득이라고 하겠습니다.

 

숲에서의 생활이 모두 순수하고 맑고 즐거울 수만은 없겠지만, 숲이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그 청아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도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탐욕과 질시와 시기가 승한 어줍잖고, 도덕도 인간적 기본소양도 없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는 수준미달의 일부 숲해설가들이 있다는 것은 극히 지엽적인 일로서 그 암적인 존재들이 자연의 커다랗고 깨끗한 품을 더럽힐 수 없는 숲의 포용력은 지극히 크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쨌던 이제는 다시금 나의 예술혼을 예술적 표현으로 창작할 은은한 향내 나는나무들 속에서 다시금 나무작업에 몰두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또한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동안 구상하고 계획하였던 작품의 모티브를 하나 하나 표현하고 시작하는 일련의 작업은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는 인고의 시간이 열정에 의해 기쁨으로 승화되는 치환의 과정 스스로가 즐거움으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왜 이렇게 하고자 하는 일은 많아지면서 주어진 시간과는 반비례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지금하고 있는 목공예와 그림 그리는 작업외에 민화와 서예, 그리고 한국화 기법을 이용한 마티스, 뭉크, 장욱진 류의 그림의 새로운 색과 선의 표현을 시도해 보고자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의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하여야 하나, 현재의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또한 다른 분야의 참여욕구가 파생되어 가니 이 노릇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5년 후의 개인전, 아니 아내와의 “회심의 부부전”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최종 목표인 “즐거운 Cafe- 단순히 먹고 마시고 담소하는 카페가 아닌 같은 또래의 사람들은 물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것을 추구해가는 사람들이 만나면 즐겁고 행복한, 음악과 예술과 인생이 더불어 아름답게 숨쉬는 공간, 늙으며 살아가는 인생이 즐거운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마음 속으로 전력투구하며 오늘과 내일을 살고자 합니다.

 

10년 전 공직을 퇴직, 서울을 버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강원도의 춘천을 거쳐 홍천에 “동락재”란 당호로 화실을 꾸미고 성찰과 은둔생활 몇 해, 그후 나무와 더불어 살고자 목공예를 수업하고 나무작업을 하면서 산촌의 한 산자락 구석에서의 고적함을 달래며 도시와 사람과의 단절이 아닌 소통을 위해 “메일 친구”를 만들어 외로움을 달랬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소통의 시간은 혼탁한 사회에서 유배된 자신을 추스리며 자연처럼 초록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중한 communication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외로움에서라기보다 “이해와 나눔과 맑고 따뜻한 마음의 배려, 소통과 나눔”을 위한 메일친구를 구하고자 합니다.

 

홍천의 한 산촌 산자락에서 그림과 음악을 좋아하는 목공예 작업가가 메일 친구를 찾습니다.

 

전원생활이나 귀촌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나 도시를 버리고 시골생활을 하시는 분들과의 친교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이 맑은 분이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거나 메일을 통한 친교를 왜곡하는 사람들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