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습기를 머금은 봄눈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사이 내린 눈이 온 산과 길을
숨죽일듯 아름답게 온통 雪花로 피어 다가온다.
눈빛에 홀려 몽유병자처럼 그냥 산길로 오른다
자작나무 울타리를 넘어 옆으로 난 오솔길 따라
카메라 손에 잡고 작은 도깨비 소리에 홀리듯...
눈 쌓인 밑으로 개울물 또로로 흘러가는 소리
나즈막히 정다운 그이 목소리
그 소리에 끌려
하얀 눈길에 내 발자욱 남기며
걸어 간다
뜬금없이 김현숙시인의 '달밤'이란 시처럼
이 하얀 눈밭에 밝은 등불의 빛 찾아
소리없이 읊조린다
"밤마다 그대를 찾아가고
가다가 다시 돌아서면
풀꽃만 간간이 흔들리던 길
이미 알고 있었다
어둠 속에 내다 건 등불 하나와
잠 못 드는 그대의 오랜 슬픔"
눈이 쌓이면 찾아가는 뒷산의 눈덮인 계곡
맑은 날은 보이지 않는 오랜 슬픔이 떠올라
슬픔의 잔상을 추억함일까
산촌과 적막과 슬픔
그리고 실루엣처럼 아련한
그리움 찾아 봄눈이 온 산길을 오르고 있음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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