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다 / 김현태 사랑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다 / 김현태 여태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했느냐고 바람이 당신에게 묻는다면 새벽기차를 타고 주저없이 떠나라. 차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허수아비를 사랑했고, 저 만치서 따라오는 구름 향기를 사랑했고, 손톱 끝을 갉아 먹는 봉숭아 꽃물을 사랑했으며, 덜..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6
당신이 나를 스칠 때/ 이성선 당신이 나를 스칠 때 이성선구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산길을 걸으며내 앞에 가시는 당신을 보았습니다들의 꽃 피고 나비가 날아가는 사이에서당신 옷깃의 향기를 맡았습니다당신 목소리는 거기 계셨습니다산 안개가 나무를 밟고 계곡을 밟고 나를 밟아가이없는 그 발길로 내 가슴을 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4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마종기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오랫동안 별을 싫어했다내가 멀리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인지 너무나 멀리 있는 현실의 바깥에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안쓰러움이 싫었다외로워 보이는 게 싫었다그러나 지난 여름 북부 산맥의 높은 한밤에 만난 별들은 밝고 크고 수려했다손이 담길 것같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4
사랑/ 김용택 사랑 김용택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개월은어디다 마음 둘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생각해 보고 있습니다.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잊을 것..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4
연가/ 마종기 연 가 마 종 기내가 어느 날 갑자기젊은 들꽃이 되어이 바다 앞에 서면나는 긴 열병 끝에 온어지러움을 일으켜여행을 시작할 것이다망각의 해변에몸을 열어 눕히고행복한 우리 누이여쓸려간 인파는 아직도 외면하고사랑은 이렇게작은 것이었구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4
유월/ 오세영 유월(6월) 오세영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4
[스크랩] 아름다운 관계 /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3
[스크랩] 응시(凝視)/황인숙 응시(凝視) 황인숙 내 귀는 네 마음속에 있다. 그러니 어찌 네가 편할 것인가. 그리고 내게 네 마음밖에 그 무엇이 들리겠는가 * 사진: Gregory Colbert 作( 1960 ~, Canadian film-maker and photographer ) * 음악: 쇼팽 / 야상곡 20번, C# 단조 - Sarah Chang, Violin & Claudio Arrau, Piano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3
[스크랩]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이성복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이성복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의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 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전에 고등학교 때 한참 정치에 꿈이 부풀어 있을 때, 국회의원 딸에게 편지를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3
[스크랩]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신경림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신경림 일상에 빠지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며 억눌리는 자에게 헌신적이며 억누르는 자에게 용감하며 스스로에게 비판적이며 동지에 대한 비판도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걸고 치열히 순간순간을 불꽃처럼 강렬히 여기며 날마다 진보하며 성실성에 있어 동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