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悲歌 28번 / 김춘수 悲歌 28번 / 김춘수 내 살이 네 살에 닿고 싶어 한다. 나는 시방 그런 수렁에 빠져 있다. 수렁은 밑도 없고 끝도 없다. 가도 가도 나는 네가 그립기만 하다. 나는 네가 얼마만큼 그리운가, 이를테면 내 살이 네 살을 비집고 들어가 네 살을 비비고 문지르고 후벼파고 싶은 꼭 한번 그러고 싶..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구월이 오면 ...안도현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 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 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꽃 피우는 나무 / 나태주 꽃 피우는 나무 나태주 좋은 경치 보았을 때 저 경치 못 보고 죽었다면 어찌했을까 걱정했고 좋은 음악 들었을 때 저 음악 못 듣고 세상 떴다면 어찌했을까 생각했지요 당신, 내게는 참 좋은 사람 만나지 못하고 이 세상 흘러갔다면 그 안타까움 어찌했을까요…… 당신 앞에서는 나도 온..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뒷모습 ....... 나태주 뒷모습 나태주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솔바람 소리 찌르레기 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만찬(晩餐) / 함민복 전완식 作 만찬(晩餐) / 함민복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Luna Llena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Los Tres Diamantes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흐린 세상 건너기 / 이외수 흐린 세상 건너기 / 이외수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들꽃편지 / 서정윤 들꽃편지 / 서정윤 그대에게 보낼 수 있는 건 마음처럼 쉬 변할 수 있는 이슬,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내 마음의 반짝임을 읽으셔요. 안개 숲을 지나 그대 있는 도회지까지 내 진실 전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그대 웃을 지 모를 꽃잎입니다. 꽃잎보다 더 값나가고 귀한 건 여기 없어요. 아름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푸르른 날 / 서정주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감사하다...정호승 감사하다 정호승 태풍이 지나간 이른 아침에 길을 걸었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나 왕벚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처참했다 그대로 밑동이 부러지거나 뿌리를 하늘로 드러내고 몸부림치는 나무들의 몸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키 작은 나무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쥐똥나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