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외할머니 / 나태주 외할머니 나태주 시방도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외할머니는. 손자들이 오나오나 해서 흰옷 입고 흰 버선 신고 조마조마 고목나무 아래 오두막집에서. 손자들이 오면 주려고 물렁감도 따다 놓으시고 상수리묵도 쑤어 두시고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당신을 기다리는 이 하루 ........ 김용택 당신을 기다리는 이 하루 김용택 하루 종일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이 하루 내 눈과 내 귀는 오직 당신이 오실 그 길로 열어졌습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당신이 오실 그 길에 새로 핀 단풍잎 하나만 살랑여도 내 가슴 뛰고 단풍나무 잎새로 당신 모습이 찾아졌습니다 당..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시월 - 이 외수 시월 - 이 외수 이제는 마른 잎 한장조차 보여드리지 못합니다 버릴수록 아름다운 이치나 가르쳐드릴까요 기러기떼 울음 지우고 떠나간 초겨울 서쪽하늘 날마다 시린 뼈를 엮어서 그물이나 던집니다 보이시나요 얼음칼로 베어낸 부처님 눈썹 하나 2012/10/05/花樣年華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무화과를 먹는 저녁 / 이성목 무화과를 먹는 저녁 / 이성목 지난 생에 나는 거기 없는 당신을 기다리는 벌을 받고 울다가 내 안으로 들어와 몸져누운 날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우두커니 서서 육신을 익혀가는 계절, 몽둥이에 흠씬 두들겨 맞은 듯 엉덩이에 푸른 멍이 번지던 저녁이 있었습니다. 한 시절 몸을 탐하느라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이별 / 오탁번 이별 / 오탁번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그전 같지 않아 삼겹살 곱창 갈매깃살 제비추리 두꺼비 오비 크라운 아리랑 개나리 장미 라일락 비우고 피우며 노래했는데 봄 여름 지나 가을 저물도록 얼굴 한 번 못 보다가 아들딸 결혼식장에서나 문상 간 영안실에서나 오랜만에 만나 인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단풍을 보면서 / 조태일 단풍을 보면서 내장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설악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야트막한 산이거나 높은 산이거나 무명산이거나 유명산이거나 거기 박힌 대로 버티고 서 제 생긴 대로 붉었다 제 성미대로 익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니더라도 낮고 충충한 바위하늘도 떠받치며 서러운 것들 저렇게 한..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 함민복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함민복 여보시오___누구시유___ 예, 저예요___ 누구시유, 누구시유___ 아들, 막내아들___ 잘 안 들려유___ 잘. 저라구요, 민보기___ 예, 잘 안 들려유___ 몸은 괜찮으세요___ 당최 안 들려서___ 어머니___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___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지는 잎 보면서 / 박재삼 지는 잎 보면서 박재삼 초봄에 눈을 떴다가 한여름 뙤약볕에 숨이 차도록 빛나는 기쁨으로 헐떡이던 것이 어느새 황금빛 눈물이 되어 발을 적시누나. 나뭇잎은 흙으로 돌아갈 때에야 더욱 경건하고 부끄러워하고 사람들은 적막한 바람속에 서서야 비로소 아름답고 슬픈 것인가. 천지가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가을노트/문정희 가을 노트 / 문정희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메모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