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부러짐에 대하여 ........ 정호승 부러짐에 대하여 - 정호승 나뭇가지가 바람에 뚝뚝 부러지는 것은 나뭇가지를 물고 가 집을 짓는 새들을 위해서다 만일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고 그대로 나뭇가지로 살아남는다면 새들이 무엇으로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만일 내가 부러지지 않고 계속 살아남기만을 원한다면 누가 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타향에 핀 작은 들꽃 ㅡ 조병화 타향에 핀 작은 들꽃 41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어느 날 네가 숨어서 우는 것을 보았단다 보면서 너 같이 곱고 아름다운 작은 들꽃에도 슬픈 눈물이 있는가, 생각하면서 나의 가슴이 으스러지는 것을 느꼈단다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곱고 사랑스러운 작은 너의 가슴 안에..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옹이...류시화 옹이...류시화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유월에 / 김춘수 유월에 / 김춘수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밝아 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도 밝아 오는가, 밝아 오는가, 벽인지 감옥의 창살인지 혹은 죽음인지 그러한 어둠에 둘러싸인 작약 장미 사계화 금잔화 그들 틈 사이에서 수줍게 웃음짓는 은발의 소녀 마아가렛 을 빈..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강 .................. 이성복 강 -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이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 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미지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여보! 비가 와요 / 신달자 여보! 비가 와요 / 신달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여름엽서 / 이외수 여름엽서 /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나무는 ............ 류시화 나무는 류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거시기의 노래 / 서정주 거시기의 노래 / 서정주 팔자 사난 「거시기」가 옛날 옛적에 대국으로 조공 가는 뱃사공으로 시험 봐서 뽑히어 배타고 갔네. 삐그덕 삐그덕 창피하지만 아무렴 세때 밥도 얻어먹으며....., 거시기, 거시기, 저 거시기......, 그렇지만 요만큼한 팔자에다도 바다는 잔잔키만 하지도 않아, 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
[스크랩]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 고은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고 은 광혜원 이월마을에서 칠현산 기슭에 이르기 전에 그만 나는 영문 모를 드넓은 자작나무 분지로 접어들었다 누군가가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는지 나는 뒤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다만 눈발에 익숙한 먼 산에 대해서 아무런 상관도 없게 자작나무숲의 벗은 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