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인과 소설가/ 오탁번 시인과 소설가/ 오탁번 어느 날 거나하게 취한 김동리가 서정주를 찾아가서 시를 한 편 썼다고 했다 시인은 뱁새눈을 뜨고 쳐다봤다 -어디 한번 보세나 김동리는 적어오진 않았다면서 한번 읊어보겠다고 했다 시인은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것을... 다 ?기도 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도반道伴/ 이성선 도반道伴 이 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그리운 시냇가 / 장근배 그리운 시냇가 장근배으스름달밤이면 좋겠네솔부엉이 부엉부엉 짝을 찾는 밤그대와 내가 이름없는 시냇가에 앉아도란도란 물 따라 흐르면 좋겠네반딧불이 깜박깜박 별빛처럼 날면 더욱 좋겠네물에 잠겨 흔들리는 덜 여문 달 위로어렴풋이 송사리 떼 거슬러 오르고멀리, 아주 멀리 달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너도 나를 그리워할까분홍빛 부드러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자로 재지 못할 바엔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이것들이 다시냉수사발 안에 떠서어른어른 비쳐 오는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콩알 하나/ 김준태 콩알 하나 김준태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할머니의 구멍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해, 저 붉은 얼굴 / 이영춘 해, 저 붉은 얼굴 이영춘 아이 하나 낳고 셋방을 살던 그 때아침 해는 둥그렇게 떠 오르는데출근하려고 막 골목길을 돌아 나오는데 뒤에서 야야! 야야! 아버지 목소리 들린다 “저어--너-- 한 삼 십 만 원 읎겠니?” 그 말 하려고 엊저녁에 딸네 집에 오신 아버지 밤 새 만석 같은 이 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3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정호승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정호승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사람을 멀리하고 길을 걷는다. 살아갈수록 외로워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워 외롭고 마음 쓰라리게 걸어가는 들길에 서서 타오르는 들불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고독하다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