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망초꽃 / 송기원 망초꽃 송기원 마침내 보았단 말이지? 누구도 보지 못한 캄캄한 나락에서 기어이 너만은 보았단 말이지? 돌아보면 이승과 저승이 함께 먼데 까마득한 거리를 뛰어넘어 끝끝내 너만은 보았단 말이지? 오늘 밤도 벌판 가득히 망초꽃 하얗게 흐드러지는데. * Biblis / William Bouguereau 畵 (French pai..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26
[스크랩]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26
[스크랩] 구멍 / 이성복 아침이라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는데, 오층 건물 현관 입구 내가 늘 나와 담배를 피우던 곳, 허벅지 높이의 스테인리스 재털이가 세워져 있어 꽁초를 비벼 끄던 곳, 그날 아침 유달리 어두운 것도 아니었는데, 필터 바로 앞까지 억세게 빨고 남은 담배를 스테인리스 재떨이에 비벼 끄는데,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26
[스크랩] 물안개....류시화 var articleno = "77";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 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 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26
[스크랩]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 시집『강 같은 세월』(창작과 비평사, 1995) .................................................... 사노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 이런 최악의 긴박한 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스크랩] 시인과 소설가/ 오탁번 시인과 소설가/ 오탁번 어느 날 거나하게 취한 김동리가 서정주를 찾아가서 시를 한 편 썼다고 했다 시인은 뱁새눈을 뜨고 쳐다봤다 -어디 한번 보세나 김동리는 적어오진 않았다면서 한번 읊어보겠다고 했다 시인은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것을... 다 ?기도 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도반道伴/ 이성선 도반道伴 이 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그리운 시냇가 / 장근배 그리운 시냇가 장근배으스름달밤이면 좋겠네솔부엉이 부엉부엉 짝을 찾는 밤그대와 내가 이름없는 시냇가에 앉아도란도란 물 따라 흐르면 좋겠네반딧불이 깜박깜박 별빛처럼 날면 더욱 좋겠네물에 잠겨 흔들리는 덜 여문 달 위로어렴풋이 송사리 떼 거슬러 오르고멀리, 아주 멀리 달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너도 나를 그리워할까분홍빛 부드러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자로 재지 못할 바엔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이것들이 다시냉수사발 안에 떠서어른어른 비쳐 오는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