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홍윤숙 시 / 슬쓸함을 위하여 쓸쓸함을 위하여 홍윤숙 어떤 시인은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 하고 어떤 화가는 평면을 보면 모두 일으켜 세워 그 속을 걸어다니고 싶다고 한다 나는 쓸데없이 널려 있는 낡은 널빤지를 보면 모두 일으켜 세워 이리저리 얽어서 집을 짓고 싶어진다 서까래를 얹고 지붕도 씌우고 문도 짜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5
[스크랩]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복효근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복효근 세상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산길에선 정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정상이 어디냐 물으면 열이면 열 조그만 가면 된단다 안녕하세요 수인사하지만 이 험한 산길에서 나는 안녕하지 못하다 반갑다 말하면서 이내 스쳐가버리는 산길에선 믿을 사람 없다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5
[스크랩]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 .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4
[스크랩] 별들은 따뜻하다.....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 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하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3
[스크랩] 11월 / 나희덕 11월 /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3
[스크랩] 홍도 일숙/ 복효근 홍도 일숙 복효근 먼 서해남단 홍도에는 *빠돌 해변이란 곳이 있지 애초에 뾰족뾰족 날카롭던 빠돌 바닷가 그 돌들은 밤새워서 옆엣놈들과 한 바탕 씨름도 하고 꼭 홍도초등하교 코흘리개 녀석들이 그랬듯이 치어박기도 하면서 더러는 징징 울기도 하면서 말다툼도 하고 뉘우치기도 하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3
[스크랩] 별을 쳐다보며 / 노천명 별을 쳐다보며 / 노 천 명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댔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댔자 또 미운 놈을 혼내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3
[스크랩] 길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길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1
[스크랩] 다 운다 / 김용택 다 운다 / 김용택 나무에서는 매미들이 맴맴 울고 풀숲에서는 풀벌레들이 찌르르르 울고 하늘에서는 새들이 후루루 울고 교실 구석에서는 귀뚜라미가 귀뚜르르 울고 마을에서는 염소가 매애 울고 나는 형한테 맞고 훌쩍훌쩍 우네 오늘은 다 운다 다 울어 *개구리 왕눈이 / 모래시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0
[스크랩] 꽃의 이유 / 마종기 꽃의 이유 詩 / 마종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