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 1351

[스크랩] 일제시대(1938) 시지 맥(貘)의 시 한편

일제시대(1938) 시지 맥(貘)의 시 한편 진혼가(鎭魂歌) 장응두 내 죽음의 길엔 촛불도 밝히지 말라 나는 울음을 싫어하노니 저 삼엄(森嚴)한 밤 풀벌레소리에 아는 듯 모르는 듯 실려 가리라. 묘지(墓地)도 구태여 있을 바 없고 작은 시내는 전설(傳說)처럼 흘러가고 더러 어린 딸기가 ..

[스크랩]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 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 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치 않아 쉽게쉽..

[스크랩]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 서 정주

♥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 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

[스크랩] 산경 (山經) / 도종환

"                                                                                                                                                       설악산 雲海          산경(山經)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