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람속을 걷는 법 - 이정하 바람 속을 걷는 법 1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2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22
[스크랩] 일제시대(1938) 시지 맥(貘)의 시 한편 일제시대(1938) 시지 맥(貘)의 시 한편 진혼가(鎭魂歌) 장응두 내 죽음의 길엔 촛불도 밝히지 말라 나는 울음을 싫어하노니 저 삼엄(森嚴)한 밤 풀벌레소리에 아는 듯 모르는 듯 실려 가리라. 묘지(墓地)도 구태여 있을 바 없고 작은 시내는 전설(傳說)처럼 흘러가고 더러 어린 딸기가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22
[스크랩] 노랑 / 오봉옥 노랑 / 오봉옥 시작은 늘 노랑이다. 물오른 산수유나무 가지를 보라. 겨울잠 자는 세상을 깨우고 싶어 노랑별 쏟아낸다. 말하 고 싶어 노랑이다. 천개의 입을 가진 개나리가 봄이 왔다 고 재잘재잘, 봄날 병아리 떼 마냥 종알종알, 유치원 아이 들 마냥 조잘조잘. 노랑은 노랑으로 끝나니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22
[스크랩] 비오는 날의 커피 한 잔 / 신현림 비오는 날의 커피 한 잔 / 신현림 비가 오는군요 제 손이 좀 더 길다면 그대 있는 곳까지 뻗어 커피를 타드리고 싶군요 제가 차리진 않았지만 바지락 대 여섯 개 얹어 조미료를 안 넣고 끓인 순수한 손 수제비도 사 드리면 더욱 좋구요 비가 오니 마음까지 젖어 따뜻히 불을 때야겠습니다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22
[스크랩] 그것은 연륜이다 /박목월 그것은 연륜이다 어릴 적 하찮은 사랑이나 가슴에 백여서 자랐다 질 곱은 나무에는 자주빛 연륜이 몇 차례나 몇 차례나 감기었다 새벽 꿈이나 달 그림자처럼 젊음과 보람이 멀리 간 뒤 ... 나는 자라서 늙었다 마치 세월도 사랑도 그것은 애달픈 연륜이다 - 박 목 월 - Orchestra가 연주하는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20
[스크랩]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 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 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치 않아 쉽게쉽..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18
[스크랩]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 서 정주 ♥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 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18
[스크랩] 산경 (山經) / 도종환 " 설악산 雲海 산경(山經)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18
[스크랩] 상징과 실재 / 윤석산 상징과 실재 / 윤석산 어렸을 적 내가 살던 신당동에는 "일산 배추"라고 외치며 다니는 야채장수가 있었다. 아무도 그 아저씨가 파는 배추가 일산에서 재배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일산이 여기서 어딘데, 정말 저 배추를 일산에서부터 가지고 왔을까, 하고 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16
[스크랩] 헤어진다는 것은 /조병화 헤어진다는 것은 /조병화 맑아지는 감정의 물가에 손을 담그고 이슬이 사라지듯이 거치러운 내 감정이 내 속으로 깊이 사라지길 기다렸습니다 헤어진다는 것은 영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나도 나하고 헤어질 이시간에 해와 달이 돌다 밤이 내리면 목에 가을옷을 말고 -이젠 서로 사랑만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