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1178

[스크랩] 그 강에 가고 싶다 . . . 오카리나 연주곡 16곡

그 강에 가고 싶다 김 용 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

[스크랩] 그대에게 가자 / 이정하

그대에게 가자 / 이정하 가자, 밤열차라도 타고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수년간 떠돌던 바람 여지컷 내 삶을 흔들던 바람보다도 빨리. 어둠보다도 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가자,밤열차라도 타고 차창가에 어리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다 스치고 난 후에야 그것들도 내 삶의 한 부분이었구나 솔직히 ..

[스크랩]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 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 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

[스크랩] 누구나 삶 안에 가시 하나쯤 박혀 있다 / 최태선

누구나 삶 안에 가시 하나쯤 박혀 있다 / 최태선 삶은 너와 나 사연이 쌓여 계절을 이룬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고 너도 아프고 생은 그런 것이리라 가슴의 생체기 가시가 박혀 아픔을 느끼지만 누구나 삶 안에 가시 하나쯤 박혀 있다 깊이를 모를 뿐 우리네 삶은 박힌 가시 하나씩 뽑으면서 사는 것이리..

[스크랩] 누군가가 울고 있다 / 문태준

누군가가 울고 있다 / 문태준 가을날 오후의 아름다운 햇살 아래 노란 들국화 몇 송이 한지에 정성 들여 싸서 비밀히 당신에게 보내 드립니다 이것이 비밀인 이유는 그 향기며 꽃을 하늘이 피우셨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와서 눈을 띄우고 차가운 새벽 입술 위에 여린 이슬의 자취 없이 마른 시..

[스크랩]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 호 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 호 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

[스크랩] 시를 읽는다/ 박완서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

[스크랩]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人生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