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때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그대여 / 이외수 그대여 / 이외수 한 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들꽃 하나라도 못 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그대에게 / 안도현 그대에게 / 안도현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말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말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번은 가리라 했던 마침내 한번은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그 집앞 / 기형도 그 집앞 / 기형도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떠나렴 / 백창우 떠나렴 / 백창우 떠나렴 우울한 날엔 어디론가 떠나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렴 아무도 없다고, 이놈의 세상 아무도 없다고 울컥, 쓴 생각 들 땐 쓸쓸한 가슴 그대로 떠나렴 맑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푸른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돌아보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났던 고운 사람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봄 / 이성부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호 수 / 이형기 호 수 /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지는 이 호수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잔잔해질 수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거리에서 / 기형도 거리에서 / 기형도 우리가 오늘 거둔 수확은 무엇일까 그대여 하고 물으면 갑자기 地上엔 어둠, 거리를 疾走하는 바람기둥. 그대여, 우리는 지금 出口를 알 수 없는 巨大한 圖畵紙 위에 서 있다. 제각기 하루의 스위치를 내리고 웅성이며 사람들이 돌아가는 시간이면 都市의 끝에서 끝까지 아픈 다리를..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
[스크랩]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