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湖水(호수) / 정지용 湖水(호수) 詩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9
[스크랩] 서로 그립다는 것은.....조병화 <이수동 작> ** 서로 그립다는 것은 살아갈수록 당신이 나의 그리움이 되듯이 나도 그렇게 당신의 그리움이 되었으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세월이 가고 당신이 내게 따뜻한 그리움이 되듯이 나도 당신의 아늑한 그리움이 되었으면 그리움이 그리움으로 엉겨 꿈이 되어서 외로워도 외..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8
[스크랩] 중요한 것은 / 최승자 중요한 것은 / 최승자 말하지 않아도 없는 것은 아니다 나무들 사이에 풀이 있듯 숲 사이에 오솔길이 있듯 중요한 것은 삶이었다 죽음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거꾸로도 참이었다는 것이다 원론과 원론 사이에서 야구방망이질 핑퐁질을 해대면서 중요한 것은 죽음도 삶도 아니었다 중..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8
[스크랩] 무서운 나이/ 이재무 무서운 나이/ 이재무 천둥 번개가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큰 죄 짓지 않고도 장마철에는 내 몸에 번개 꽂혀 올까봐 쇠붙이란 쇠붙이 멀찌감치 감추고 몸 웅크려 떨던 시절이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된 나는 천둥 번개가 무섭지 않다 큰 죄 주렁주렁 달고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8
[스크랩] 겨울 길목에서/ 박효순 겨울 길목에서/ 박효순 갈참나무 길을 낸 능선을 따라 어룽 같은 반점 남겨놓고 가을이 가고 있다 무우 무지 만드는 촌부의 시린 손등을 타고 순결한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은 겸허히 알몸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 풀벌레들도 숨을 죽이고 나무들도 저마다 잎새를 턴다 나도 텁텁한 영..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8
[스크랩]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8
[스크랩] 혼자 가는 여행 / 김재진 혼자 가는 여행 / 김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대로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6
[스크랩]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이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자..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6
[스크랩] 벽지가 벗겨진 벽은 / 이성복 벽지가 벗겨진 벽은 / 이성복 벽지가 벗겨진 벽은 찰과상을 입었다고 할까 여러 번 세입자가 바뀌면서 군데군데 못자국이 나고 신문지에 얻어맞은 모기의 핏자국이 가까스로 눈에 띄는 벽, 벽은 제 상처를 보여주지만 제가 가린 것은 완강히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못자국 핏자국은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6
[스크랩] 첫눈 오는 날 만나자.....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