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나호열 가을 편지 나호열당신의 뜨락에 이름모를 풀꽃 찾아왔는지요눈길 이슥한 먼 발치에서촛불 떨어지듯 그렇게 당신을 바라보는 꽃어느날 당신이 뜨락에 내려오시면이미 가을은 깊어당신은 편지를 읽으시겠는지요머무를 수 없는 바람이 보낸당신을 맴도는 소리죽인 발자국과까만 눈동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1.02
남편/ 문정희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20
가을/ 강은교 가을 강은교기쁨을 따라갔네작은 오두막이었네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슬픔이 집을 비울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뒤에 있는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산이 말했네어서 가보게 .그대의..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15
이별/ 오탁번 이별 오탁번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그전 같지 않아 삼겹살 곱창 갈매기살 제비추리 두꺼비 오비 크라운 아리랑 개나리 장미 라일락 비우고 피우며 노래했는데 봄 여름 지나 가을 저물도록 얼굴 한 번 못 보다가 아들 딸 결혼식장에서나 문상 간 영안실에서나 오랜만에 만나 인사..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14
[스크랩] 들국화....김용택外 황국....박두진 먼 햇살 넋이 엉겨 숭어리져 솟은 얼굴 인연의 그 창 변두리 ??로운 해후여 안에 깊이 가라앞힌 하늘 푸른 가을 마음 체념의 모래 벌이 강을 따라 펼쳐간 강물 푸른 물무늬속 흔들리는 그림자 강물이 저절로듯 저절로인 기약의 다시는 못돌아올 꽃띄움의 흩날림 창아침 햇..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12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12
[스크랩] 구절초 / 김용택 구절초 / 김용택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12
오늘의 약속/ 나태주 오늘의 약속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06
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나는 이제 강물을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0.05
어둠속에서 어둠속에서 김용오 지난 주중에 공안과에서 눈수술을 하였습니다 아예 두 눈을 질끈 감고 한 열흘 깜깜한 어둠속에서 지냈습니다 이상한 것은 땅바닥에 떨어져 누워 있는 낙엽들이 부서질까봐 뒷발을 쳐들고 살금살금 지나가는 바람의 발자국 소리가 보이고 정처없이 여기저기 떠돌아..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