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2
갈대/ 신경림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0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흔들리는 것들 나 희 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 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0
겨울 / 조병화 겨울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06
자취도 없이/ 박건한 자취도 없이 박건한 1 새는 뼈를 하늘에 묻고 바람은 뼈를 숲에 묻고 비는 뼈를 흙에 묻고 사람은 뼈를 어머니의 가슴에 묻고 — 자취도 무덤도 없이 2 어떤 이는 강물에 실려 망망대해에 이르고 어떤 이는 바람에 흩뿌려져 새의 날개를 타고 어떤 이는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에 퍼질러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05
이별/ 이성복 이별 이성복 당신이 슬퍼하시기에 이별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던들 새가 울고 꽃이 피었겠습니까 당신의 슬픔은 이별의 거울입니다 내가 당신을 들여다보면 당신은 나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당신인지 당신이 나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별의 거울 속에 우리는 서로를 바꾸었습니..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1.24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유인숙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유인숙 어느 날, 마음 한가득 바람이 일어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면 벌거벗은 채 온 몸을 던져 습한 대지 위에 드러눕는 나뭇잎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나 누군가와 마음을 터 놓고 한동안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땅 위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1.04
[스크랩] 11월의 노래....김용택外 사랑.....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