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황금찬 어머니 황금찬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네게 일러 주는 말을 잊지 말고 자라나거라. 네 음성은 언제나 물소리를 닮아라. 허공을 나는 새에게 돌을 던지지 말아라. 칼이나 창을 가까이 하지 말고 욕심도 멀리 하라. 꽃이나 풀은 서로 미워하지 않고 한 자리에 열리는 예지의 포도나무 강물은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10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거지, 눈 씻고 찾아봐도 내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 어쩜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 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10
오래된 사이/ 김재진 오래된 사이 김재진 사랑이란 말 만큼 때 묻은 말이 없습니다. 사랑이란 말 만큼 간지러운 말도 없습니다. 너무 닳아 무감각해진 그 말 대신 달리 떠 오르는 말 없어 당신을 묵묵히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인연도 오래되어 헌 옷처럼 편해지면 아무 말도 더 보탤 것이 없습니다. 한 마디..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05
세월은/ 조병화 세월은 조병화 세월은 떠나가면서 기쁨보다는 슬픔을 더 많이 남기고 갑니다 봄 여름이 지나가면서 가을을 남기고 가듯이 가을이 지나가면서 겨울을 남기고 가듯이 만남이 지나가면서 이별을 남기고 가듯이 사랑이 지나가면서 그리움을 남기고 가듯이 아, 세월 지나가면서 내 가슴에 지..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05
서시/ 이성복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05
풍경/ 오탁번 풍경 오탁번 영월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에 가려고 제천에서 시외버스를 탔다 깊은 가을 뙤약볕이 눈부셔서 불붙는 단풍에 불을 델 것 같았다 중간중간 버스가 설 때마다 내리는 사람이 한둘은 됐다 차창 밖 풍경에 푹 빠져 있던 나는 그때 참 이상한 풍경을 보았다 학생이고 아주머니고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5.01.04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2
갈대/ 신경림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0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흔들리는 것들 나 희 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 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20
겨울 / 조병화 겨울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 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2014.12.06